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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시도, 신경 건축학

공간혁명

글. 건설환경공학부 4 이광재 편집. 기계공학부 4 정윤종
세라 W. 골드헤이건 지음, 윤제원 옮김, 다산사이언스, 2019
여러분은 특정한 장소에서 집중이 더 잘 되거나 편안함을 느껴본 경험이 있나요? 실제로 높은 천장을 가진 공간은 창의력 발휘에 도움이 되고, 빨간 벽지는 주의력 상승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우리는 집에 있을 때 특별한 이유 없이도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죠. 이는 공간의 형태나 색채에 따라 뇌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가 달라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우리 뇌 속에서는 공간에 대한 여러 심리적인 작용이 일어나고, 그 결과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신경 건축학은 어떤 공간을 마주할 때 인간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공간의 형태와 천장의 높이, 벽의 색상과 질감, 바닥 표면의 재질, 내부 풍경과 야외 풍경의 조화, 조명의 종류와 세기,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통로의 배치 등 다양한 요소가 건물의 사용자에게 영향을 줍니다. 신경 건축학에서는 사람이 여러 요소를 마주했을 때 변화하는 뇌파를 측정하거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 특정 부위의 활성도를 관찰하여 실제 공간이 인간의 감정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합니다. 이런 신경 건축학은 건축물을 만들 때 사용 용도를 고려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감정을 고려하여 더 나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물론 개인의 연령과 성별, 문화, 환경, 경험 등에 의해 영향을 주는 요소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규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 건축학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주는 형태와 색채를 정량화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간혁명』에서는 신경 건축학적인 측면에서 공간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는 병원, 학교, 도서관, 회사 등 다양한 용도의 건물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각 건물마다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중요시되는 요소들도 달라집니다. 이 책의 저자인 골드세이건은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인간들에게 보편적으로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건축 요소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골드헤이건은 신체 속, 자연 세계 속, 사회 세계 속에서 인간이 건축 세계를 어떻게 경험하는지 살펴보면서 인간을 위한 건축 환경 디자인의 기본 원칙을 제시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공간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죠.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행복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아주 중요합니다. 지금껏 신경 건축학적인 요소를 실제 건축물에 적용하지 못했던 이유는 단순히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는 단순 노출 효과에 의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반적이고 익숙한 디자인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은 건축 환경에서도 나타납니다. 저자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표준화된 건축 양식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정적인 영향들에 대해 비판하며, 공간을 긍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의식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사람은 살아가며 공간을 만들고, 만들어진 공간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영향은 세대를 뛰어넘어 인류의 정체성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복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공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표준화된 공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가 살고 있는 집, 공부하는 공간, 휴식을 취하는 공간 등 익숙한 곳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새롭게 변화시켜보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책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도 본인만의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며 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 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