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사회 속의 공대생’ 코너에서는 SK에너지의 브랜드 마케팅 분야에 재직하고 계신 김수연 선배님을 소개합니다! 브랜드 마케팅은 공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생소한 분야인데요. 공대를 졸업하고 브랜드 마케터로서 일하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A. 안녕하세요. 저는 에너지자원공학과 18년도 졸업생 김수연입니다. 이렇게 공상을 다시 만나게 되어서 너무 영광이에요. 저는 공대생이었지만 책 읽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무언가에 대해 상상하는 것도 좋아하고 주변을 관찰하는 것도 좋아했어요.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마케팅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마케팅 기획 쪽의 진로를 선택하였습니다. 현재 저는 SK에너지라는 회사에 다니고 있고, 입사한 지는 4년이 되어간답니다. 입사하고 나서 1년만 버텨보자, 2년만 버텨보자 했는데 벌써 4년을 다녔네요!
- Q. SK에너지는 어떤 회사인가요?
- A. SK에너지는 흔히들 아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중 하나인데요. 크게 정유, 화학, 배터리, 윤활유, 석유개발, 정보전자소재의 6가지 사업 영역 중 ‘정유’ 분야를 담당하고 있어요. 원유를 수입하여 자동차의 원료가 되는 휘발유, 경유, 그리고 그 외 석유 화학 제품들을 만드는 회사이죠. 여러분들이 자주 보시는 SK주유소 역시 SK에너지가 운영하는 사업이에요.
그림 1.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
- SK이노베이션이 SK에너지를 소유하는 지주회사이고 SK이노베이션 산하의 자회사들은 HR(Human Resource), 즉 인적 자원을 공유하기 때문에 SK에너지에 입사하려면 SK이노베이션에 원서를 내고 세부 선택으로 SK에너지를 선택하여야 한답니다.
- Q. SK에너지, 특히 브랜드 마케팅 직무에 입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 A. SK에너지라는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정유업이 다른 업종에 비해서 학부 시절에 접할 기회가 많았던 업종이라 친숙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매번 공대상상에서 학과소개 세션을 가질 때마다 SK이노베이션을 저희 과에서 진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소개했던 것도 SK이노베이션이라는 회사가 저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오도록 해주었어요.
저는 과학을 좋아했고, 에너지자원공학에 흥미가 있어서 에너지자원공학과에 진학했지만 사실 어렸을 때부터 이과보다는 문과 성향이 강한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문과 직무에 관심이 생겼고 내가 만든 마케팅/프로모션 기획이 실제 세상에 나오는 것을 본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케팅 직무로의 입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또, 사람을 만나는 일을 좋아하기에 제휴 관련 업무도 해보고 싶어서 마케팅 중에서도 제휴/마케팅/프로모션을 주로 담당하는 브랜드 마케팅으로 입사를 지원했답니다.
추가로, 경영지원이나 마케팅 분야의 경우 본사가 서울에 있기 때문에, 근무지가 주로 서울이에요. 친구들도 있고 익숙한 지역인 서울에 남고 싶은 것도 브랜드마케팅으로 입사하게 된 큰 이유 중에 하나였어요.(웃음)
- Q. 현재 SK에너지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 A. 저는 지금 입사 4년 차고, 브랜드 마케팅 팀에서 직영 사업장 STAFF업무를 하고 있어요. 현장 업무 진행하시는 분들을 본사 차원에서 돕거나, 손익, 제휴 서비스, 시스템 등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입사하고 진행했던 다른 일들에 대해서 좀 더 설명 드리면, 신입사원 때는 주유소 현장에서 진행되는 프로모션 업무를 주로 맡았어요. 입사 초에 제가 만든 현수막이나 포스터가 전국 주유소에 걸려있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2년 차에는 카드사 제휴업무를 맡았었어요. 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주유소에서 고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를 출시하고 관리하며 여러 가지 프로모션들도 진행했었습니다. 특히 프로모션 업무가 재미있었는데, 내가 진행한 업무들이 세상에 바로 나온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답니다. 모니터 속에서 보던 것들을 실제 현장에서 만나보면 정말 신기하고 기분이 좋아요.
- Q. 이공계 출신이라는 배경이 주는 강점과 약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A. 숫자를 싫어하지 않으니 숫자 관련되어서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업무를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어요. 학부시절 들었던 수업 중 가장 도움이 되었던 수업은 ‘에너지 환경 기술 경영’, ‘산업공학의 기초’와 같은 수업들이었어요. 공학과 경영을 융합한 수업이나 산업공학과 관련된 수업이 실제 회사에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습니다. 교양 수업 중에서는 경제학에 대한 기초를 습득할 수 있는 경제학개론이 도움이 되었어요.
이공계 출신이라서 가지고 있는 약점은 아무래도 경영/경제학을 전공한 친구들에 비해 회계/재무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신입사원 때는 같은 이공계 출신 동기와 아침에 1시간씩 일찍 출근하여 회계/재무 인터넷 강의를 학습하는 스터디를 했었어요.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 시간을 들이는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만약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이 아니더라도 비 엔지니어 직군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학교 다니실 때, 회계나 재무 관련된 수업들을 교양 수업으로라도 미리 접해보시는 것을 꼭 추천드립니다. 저도 회계나 재무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새는 회사에서 재무나 회계를 모르고는 버틸 수 없겠다는 것을 깨닫고 공부하고 있는 중이에요.
- Q. 그동안 일을 하면서 특별히 느낀 점이나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을까요?
- A. 일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점이었어요. 이공계 출신이라서 그런지 시스템 관련 업무를 많이 맡았었는데 시스템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결국 확인하고 사전에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챙기는 것은 모두 사람이 진행해야 하는 일이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담당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느냐가 일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쳤어요. 업무를 진행하면 할수록,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많이 연습하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혹시 마케팅 분야로 진출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다면 평소에 주변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습관을 가져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예를 들면 일상 속에서 홍보 포스터/현수막이나 TV/유튜브 광고들을 유심히 본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에요. 저도 미숙한 부분이지만, 우리 일상 모든 곳에 마케팅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주변을 잘 관찰하고 상상하는 습관이 있으면 아이디어를 낼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아, 그리고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기획안을 직접 작성해보는 연습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학부시절에 삼성그룹 대학생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콘텐츠 기획안을 썼던 경험이 입사 준비를 할 때 큰 도움이 되었어요.
- Q. 장기적으로 본인의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 A. 저도 아직 입사한 지 4년 정도라서 앞으로 제가 10년, 20년, 30년까지 어떤 직무에 종사하고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없어요! 하지만 최소한 20년 정도는 계속해서 회사에 다니고 있지 않을까요? 아침에 일어나서 어딘가 갈 곳이 있고, 가서 만날 사람이 있고, 바쁘게 사는 삶이 저에게는 즐거운 것 같아요. 회사 생활로 인해서 일정하게 정해진 일상이 주는 안정감에 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회사생활이 아니라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저희 회사의 경우 1-2년마다 업무 이동을 하기 때문에, 아직 접해볼 업무가 많아서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됩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브랜드나 마케팅 관련 업무를 좀 더 배운 뒤에 기회가 된다면 인사 관련 업무도 해보고 싶어요.
- Q. 마지막으로 공대상상 독자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A. 제일 해주고 싶은 말은, 전공과 관계없을지라도 본인이 흥미가 가고 궁금하다면 일단 지원해보고 도전해보라는 점이에요. 누가 알아요? 혹시 될지! 일단 해보고 고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일지 모른답니다.
저에게 공상은 대학생활에서 정말 큰 부분을 차지했었는데 벌써 이렇게 사회초년생 인터뷰를 요청받다니 시간이 너무 빠르네요. 시간에 지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는데 다들 건강 챙기시고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