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살과 돌’ 포스터
도시와 인체, 이 둘을 관련 지어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 몸을 하나의 도시라고 가정하면, 심장은 발전소, 혈관은 도로, 세포는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로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세포 하나하나가 다른 기관과 상호작용하는 것처럼 우리도 도시에서의 경험들에 의해 매 순간 변화를 겪죠. 그리고 이러한 도시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건축’입니다.
올해 여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전 ‘살과 돌’에서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졸업을 앞둔 건축학과 학생들(건축학전공 및 건축공학전공)의 작품을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전시하였는데요, 제가 관람한 서울대학교 건축전, 같이 리뷰해 볼까요?
세포 하나하나가 다른 기관과 상호작용하는 것처럼 우리도 도시에서의 경험들에 의해 매 순간 변화를 겪죠. 그리고 이러한 도시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건축’입니다.
올해 여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전 ‘살과 돌’에서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졸업을 앞둔 건축학과 학생들(건축학전공 및 건축공학전공)의 작품을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전시하였는데요, 제가 관람한 서울대학교 건축전, 같이 리뷰해 볼까요?
질서에 사로잡힌 세상을 조금은 불규칙하게
건축은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공간을 더 멋지게 바꾸는 과정도 포함하죠. 그래서 이번 건축전에서 여의도 공원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작품인 <가리워진 길>을 먼저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건축은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공간을 더 멋지게 바꾸는 과정도 포함하죠. 그래서 이번 건축전에서 여의도 공원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작품인 <가리워진 길>을 먼저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림 2. 이건휘, <가리워진 길>
이 작품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바로 ‘공원의 엔트로피1 를 높인다’라는 제작 목적 때문이었어요. 우리는 일상 속에서 편의를 위해 많은 질서에 묶여 살아갑니다. 공원에서도 나무와 건축물들이 대칭적이고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죠. 그래서 가끔은 규칙적이고 질서정연한 체계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여의도 공원의 무질서함을 되찾아 줌으로써 그런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포장도로를 모두 지우고 나무와 바닥, 시설들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위에서 바라본 모습 뿐만 아니라 걸어가면서 보게 될 시야의 무질서함도 고려하면서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1 '무질서한 정도', 또는 '규칙적이지 않은 정도'를 나타내는 양으로 주로 열역학적 상황에서 사용되지만, 무질서함을 다루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대형 조형물에 가려진 공간을 더 유용하게
다음으로는 쉼터가 되는 공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최근 ‘여유’, ‘힐링’을 키워드로 하는 주거지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더라고요.
다음으로는 쉼터가 되는 공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최근 ‘여유’, ‘힐링’을 키워드로 하는 주거지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더라고요.
그림 3. 김선형, 신승찬, 장수성, <금나래 중앙공원 개축을 통한 신규 복합 문화공간 조성>
위의 작품은 대형 조형물 때문에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지 못한 금나래 중앙 공원을 새롭게 설계한 작품입니다. 공원의 용도가 건축물에 의해 방해받지 않고 건축물이 공원에 자연스럽게 포함될 수 있도록 지하로 들어가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하는데요, 이는 소음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건축물을 공연장처럼 다용도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상에 위치한 건축물에 익숙한 요즈음 지하 공간 활용이 얼마나 요긴한지 알게 해주는 작품이었어요.
예스러운 길목을 밝고 산뜻하게
그림 4. 권익현, 김지훈, 안정호, <을지로 세운 5-1구역 재건축>
을지로 세운 5-1구역은 을지로 3가역과 을지로 4가역 사이에 청계천과 맞닿아 있는 공구거리 일대입니다. 많은 작업자들이 일하고 있는 공간이지만 벽식 구조2 의 낡은 건물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기 때문에 인프라가 열악하죠.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기존 상권은 유지하면서도 더 나은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건축물을 설계했습니다. 내부에 기둥이 없도록 건축물을 설계해 흥미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을지로의 상징적인 쉼터를 제공하고자 했다는데요, 직접 작품을 보니 얼마나 체계적으로 설계했는지 잘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2 수직인 벽체와 수평인 바닥 판, 즉 위아래 바닥 판 2개와 전후좌우 벽체 4개로만 구성된 구조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공간을 직접 새롭게
이번 전시회에서 또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바로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생활하면서 자주 이용하는 공간을 설계한 작품이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또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바로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생활하면서 자주 이용하는 공간을 설계한 작품이었습니다.
그림 5. 김도형, 서창현, 조경식, <재회: 학생회관 재건축 프로젝트>
서울대 학생들이 학생회관을 이용하는 주 목적은 식사를 하거나 책을 사는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것인데요, <재회>는 이렇듯 모임, 즉 ‘회(會)’의 기능을 잃어버린 학생회관에서 다시 학생들이 모일 수 있도록 공간을 재설계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의 학생회관이라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이미 너무 익숙해져 버린 학생회관의 모습을 목적에 맞게 새롭게 구상했다는 점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건축의 시작점을 맛보는 듯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소개해 드린 작품들 외에도 새롭고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는데요, 건축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면서도 그 패턴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무한한 가치가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다양한 건축전이나 건축물을 직접 관람해 보면서 이런 건축의 매력에 빠져보면 어떨까요?
전시회를 둘러보면서 건축의 시작점을 맛보는 듯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소개해 드린 작품들 외에도 새롭고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는데요, 건축은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면서도 그 패턴을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무한한 가치가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다양한 건축전이나 건축물을 직접 관람해 보면서 이런 건축의 매력에 빠져보면 어떨까요?
-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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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그림 2, 그림 3, 그림 4, 그림 5. 2022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축전 ‘살과 돌’ 오프라인 및 온라인 전시 https://architectur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