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의 문화탐방 공대생의 문화탐방

해외 여행도 하고! 친환경 연구도 하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SNU in the World 후기

글. 재료공학부 2 정서연 편집. 조선해양공학과 4학년 백지원
그림 1. 2023학년도 하계 SWP 모집 공고문
우리는 매일 뉴스, 소셜미디어, 포털 사이트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세계 곳곳의 소식들을 접합니다. 한 번쯤, 직접 그 국가에 방문해서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와 관련된 기관에 방문하거나 인사들을 만나보고 싶지는 않으셨나요? 이번 호 공대생의 슬기로운 대학생활 코너에서는 이러한 바람을 실현할 수 있는 SNU in the World Program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SNU in the World Program은 매 방학마다 서울대학교 국제협력본부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정치, 역사, 에너지, 예술 등 다양한 주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거쳐 선발된 참가자들은 사전 강의와 약 2주 간의 해외 현장 학습을 통해 해당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해 볼 수 있습니다. 지난 겨울, 저는 탄소중립을 주제로 한 SNU in the Australia에 참가했었는데요, 오늘은 제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공상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함께 살펴보실까요?
배우고, 연구하고

좋은 연구를 하려면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먼저겠죠? SNU in the Australia 참가자들은 호주로 떠나기 전 10일 정도의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습니다. 탄소중립과 관련된 교수님의 강의도 듣고, 참가자들끼리 비슷하면서도 다른 각자의 관심사들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피드백을 통해 연구 주제를 구체화했는데요, 저는 평소에 태양광 에너지와 모빌리티에 관심이 있어 태양광 자동차를 주제로 잡고 호주에서 진행할 실험들을 설계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주목받고 있기도 하고, 특히 호주는 주택마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이 잘 갖춰진 국가이기 때문에 이번 스누인에 딱 어울리는 연구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 2. 피터 이르가 박사님(Dr. Peter Irga)

호주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UTS(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에서 피터 이르가 박사님의 그린 월 프로젝트(Green Wall Project)에 관한 강의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그린 월 프로젝트는 도심의 대기 오염 문제를 여러 가지 식물들로 이루어진 벽을 설치하여 해결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사용되는 식물들의 다양성을 고려해야 하고, 상호 영향을 주지는 않는지를 비롯해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르가 박사님은 이번 프로젝트의 다양한 연구 주제들 중에서도 에어 펌프 기술을 중점적으로 설명해 주셨는데요, 기존에는 오염된 대기가 뿌리에 있는 공기정화 역할을 하는 박테리아까지 자연적으로 충분히 순환되지 못했는데, 에어펌프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요. 이후 그린 캠퍼스 투어(Green Campus Tour)를 통해서도 UTS 건물들에 사용된 Green Wall들을 직접 구경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관악산자락에 위치한 서울대와 달리 UTS는 도심 속에 지어진 캠퍼스임에도 곳곳에 잘 조성된 녹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교내에 최대한 녹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UTS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림 3. Green Campus Tour
그림 4. 호주 지도

이르가 박사님의 강의를 통해 연구 의지를 다지고, 호주의 지역별 일사량을 비교해 보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쨍쨍하다’, ‘따갑다’처럼 말로만 표현하는 햇빛을 직접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태양의 일사량에는 태양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직달 일사량과, 대기 중의 공기와 같은 입자에 산란된 후에 전달되는 산란 일사량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구름이 낀 날에 오히려 맑은 날보다 일사량이 크게 측정되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지역별로 측정 시간도 다르고 측정 장소도 한정적이다 보니 어떻게 자료들을 유의미하게 비교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호주 기상청과 솔캐스트(Solcast)라는 태양광 관련 데이터 인터페이스를 통해 연구를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같은 조원들이 측정한 태양광 패널의 효율과 풍속, 온도 데이터들을 종합하여 실제 태양광 자동차가 주행할 때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과 그 중요도를 보고서로 작성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탐험하고, 여행하고

친환경 연구가 공식적인 주제이긴 했지만, 이번 SNU in Australia의 비공식 테마는 바로 ‘탐험’이었어요.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환경들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을 큰 목표로 잡았답니다. 떠나기 전 마련된 특강에서는 국내 1호 과학 탐험가이신 문경수 탐험가님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며 탐험가 정신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림 6. 호주 노던 주 북부의 붉은 흙
시드니에서 UTS 강의를 들은 후에는 호주 최북단인 다윈으로 이동해 호주 아웃백 탐사를 시작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노던 주를 종단하며 다양한 지역들을 탐방했는데요, 호주는 대륙 하나가 하나의 국가로 이루어진 만큼 지역별로 매우 다른 환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시드니에서 다윈으로, 다윈에서 노던 중주의 남쪽 지역인 앨리스 스프링으로 내려오면서 창밖의 풍경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남쪽으로 이동할수록 점점 붉어지는 흙 색깔과 작아지는 식물들이었습니다. 사바나 기후인 노던 주의 북부와 달리 남부는 사막 기후이며 흙에 포함된 철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산화되며 붉은 색을 띈다고 합니다.
그림 7. 울룰루
여러 국립공원과 마을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울룰루(Uluru)였습니다. 울룰루는 지구의 배꼽이라고도 불리는 지구에서 가장 큰 바위인데요,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이기도 한 이 울룰루는 바위 둘레만 9.4km, 면적은 축구장을 460개 넘게 채울 수 있는 3.33km2나 된다고 합니다. 멀리서 버스를 타고 다가갈 때는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막상 바위 바로 앞에 서니 그 웅장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실제로 호주 원주민들도 울룰루를 굉장히 신성한 장소로 여긴다고 합니다.
자유여행 시간에는 시드니의 유명한 랜드마크인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를 포함해 타룽가 주, 본다이 비치 등을 여행하며 호주의 문화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추운 겨울이었던 한국과 다르게 따뜻한 날씨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또 시드니는 파라마타 강과 남태평양을 중심으로 북부와 남부로 나뉘는데요, 이 물을 건너기 위한 페리가 흔한 대중교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기려고 일부러 페리를 타고 북부와 남부를 왔다 갔다 했던 기억도 나네요.

이번 호에서는 제가 참가한 SNU in Australia 프로그램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드렸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예상치 못한 일 때문에 힘든 적도 있었지만 다양한 학과의 사람들과 함께 배우고 여행하면서 즐거움과 지식을 동시에 쌓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행을 갈 때 유명한 관광지들을 둘러보는 것도 좋지만, 그 지역의 주요 산업이나 기술들을 엿볼 수 있는 곳을 방문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림 8. SNU in Australia 참가자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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