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과 상상력을 자유롭게 공학에 구현하는,
창의공학설계
기계공학이란 힘과 에너지에 관련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문명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계 장치를 다루는 공학 분야입니다. 따라서 산업용 로봇, 드론과 같은 차세대 비행 장치, 냉난방 기기,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우리는 기계공학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전공 과목은 전공 수업을 통해 배우게 되는 여러 역학을 실제로 구현하고, 스스로 기계를 만들어 봄으로써 기계공학부 학생이라면 한번쯤 떠올렸을 낭만을 충족시켜주는 '창의 공학 설계'입니다!
창의 공학 설계는 내가 만들고 싶은 장치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보며 설계 기본 감각과 창조성을 키우는 과목입니다. 실제로 사진과 같이 원기둥 모양 나무를 집어 보관하는 장치를 만들기도 하는데요. 기계를 이동시켜 나무 토막을 잡고, 기계를 회전시켜 나무를 통에 넣는 과정까지 필요한 부품들을 모두 직접 설계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장치를 제작하기에 앞서 기계 공학의 기본 원리를 초기 6주 동안 배우면서 제작 기본 감각을 키우는데요. 오늘은 기구학1)에서 배우는 기본 개념인 자유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보겠습니다!
자유도란 얼마나 많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정보를 숫자로 나타낸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중에 있는 공을 생각해봅시다. 공중에 있는 공은 x축, y축, z축 방향으로 이동할 수도 있고, x축, y축, z축을 회전축으로 회전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공의 자유도는 6이 되는 거지요. 이 공이 그러다가 바닥에 떨어져 바닥에 굴러다닌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z축(연직)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도가 사라졌으므로 이 공의 자유도는 5가 됩니다. 자유도라는 개념은 기계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기계를 설계할 때 자유도를 고려해 특정 부품의 움직임을 제한하거나 활성화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기계가 움직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을 제한하는 도구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 가장 대표적인 링키지와 조인트에 대해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링키지란 어떤 기계를 이루는 부품이나 구성 요소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위의 사진으로 설명하자면 기계를 굴러가게 하는 바퀴, 나무 토막을 잡는 집게, 집게와 연결된 팔, 가운데 몸통, 그리고 나무 토막을 넣는 바구니 모두 링키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링키지와 링키지를 연결해주는 장치가 조인트인데요. 조인트는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있고, 고정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퀴에 연결된 조인트는 바퀴와 함께 회전할 수 있어야 하는 반면에 통을 담는 바구니와 가운데 몸체 사이의 조인트는 움직이면 안 되겠죠.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기계를 설계할 때 몇 개의 링키지와 조인트를 사용할지 잘 생각해야 합니다. 더 많은 조인트를 사용해 움직여야 되는 부분이 움직이지 않거나, 조인트를 덜 사용하여 움직이지 않아야 할 부분이 움직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기계공학에서는 링키지와 조인트의 개수가 주어졌을 때, 자유도를 판단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바로 Grubler's criterion으로, 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식에서, F는 기계의 자유도를, L은 l링키지의 개수를, J는 조인트의 개수를 의미합니다.
F = 3(L-1) - 2J
그럼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볼까요? 아래에 2개의 링키지와 1개의 조인트가 있습니다. 편의상 아래에 있는 링키지는 바닥에 고정됐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공식에 의해 자유도를 계산하면 F=1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이 상황을 살펴보면 조인트를 중심으로 'a' 링키지가 회전이 가능하므로 자유도가 1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같은 상황에 두 개의 링키지와 두 개의 조인트를 추가하였는데요. L=3, J=3을 공식에 대입하였더니 F=0이 계산되었습니다. 한 번 그림으로도 확인해볼까요? L=3, J=3인 경우에는 꼭짓점이 3개, 변이 3개인 마치 삼각형과 같은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삼각형은 세 변이 결정되면 삼각형의 모양이 결정된다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러므로, 아래 상황에서 3개의 링키지, 3개의 조인트 모두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L=4, J=4인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공식에 대입한 결과 F=1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림으로도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마찬가지로 바닥에 있는 'b' 링키지는 고정돼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왼쪽에 있는 'a' 링키지가 왼쪽 아래에 있는 조인트를 기준으로 회전이 가능하게 되는데요. 'a' 링키지가 회전함에 따라 오른쪽 3번 조인트의 위치가 결정되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이 상황은 'a' 링키지의 회전만 조절이 가능하므로 자유도가 1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상황은 Four-bar linkage라고도 하며 이러한 기계는 실생활에서 다양한 곳에 이용되는데요. 선풍기의 날개가 좌우로 회전하는 데도 이 Four-bar linkage를 사용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면 선풍기의 모터가 노란색 막대를 360도 회전시키고, 그에 따라 연두색 막대는 일정 각도까지 운동하여 선풍기가 좌우로 일정 각도까지 움직이게 됩니다.
오늘은 창의 공학 설계에서 배우는 기초 개념인 링키지와 조인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러한 개념을 활용하여 조인트와 링키지의 개수를 조절하면 특정 부분을 고정하거나 움직이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배우고 보니 기계공학이란 이처럼 여러 링키지, 조인트와 같은 기계학적인 재료를 자신이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여 나의 상상을 현실화하는 과목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계공학이 있었기에 하늘을 날고 싶어했던 우리 인간의 염원도 라이트 형제가 해결해줄 수 있었고, 그래서 우리 삶이 한층 편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계공학도를 꿈꾸는 우리 공대상상 독자분들도 자신의 상상력을 맘껏 표현하기를 바라며 이번 글을 마치겠습니다.
주석
1) 로봇의 조인트 좌표와 공간 배치의 관계를 다루는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