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영화 <살인의 추억> 포스터
공상 독자 여러분은 영화 <살인의 추억>을 아시나요? <살인의 추억>은 1986년도에 실제로 있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바탕으로 당시 이를 수사하던 형사들의 모습을 각색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과거 제대로 된 과학수사 장비와 기법이 개발되기 전 우리나라의 수사 현실이 나옵니다. 특히 당시 한국 DNA 감식 기술이 좋지 않아 증거물을 미국에 보내고 기다려야 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외에도 현장 보존 및 용의자 수사의 기본조차 갖춰져 있지 않았고, 결국 화성연쇄살인사건은 미제사건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송강호(극 중 박두만)가 스크린을 바라보며 “밥은 먹고 다니냐?” 라고 말하는 장면은 해당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관계자들과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울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2019년 9월 매우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마침내 잡혔다는 것입니다. 1986년도 이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전반적인 과학 기술의 향상과 더불어 과학수사 시스템과 유전자 감식기법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습니다. 경찰은 이 발전된 수사기법들을 통해 과거 증거물에 남아 있던 시료에서 DNA를 채취해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와 대조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약 32년만에 찾을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찰들은 여타 미제사건들에 관해서도 발전된 유전자 감식기법을 활용하여 재조사에 착수할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그러던 와중 2019년 9월 매우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마침내 잡혔다는 것입니다. 1986년도 이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전반적인 과학 기술의 향상과 더불어 과학수사 시스템과 유전자 감식기법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습니다. 경찰은 이 발전된 수사기법들을 통해 과거 증거물에 남아 있던 시료에서 DNA를 채취해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와 대조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약 32년만에 찾을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찰들은 여타 미제사건들에 관해서도 발전된 유전자 감식기법을 활용하여 재조사에 착수할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DNA 대조 기술은 어떻게 30년이나 지난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었을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DNA의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DNA는 네 종류의 염기(A, T, G, C)로 구성된 염기 서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때 염기 서열 상의 연속한 세 개의 염기를 묶어 '코돈'이라 부르고 하나의 코돈은 하나의 아미노산 생산을 지시합니다. 이를 통해 수많은 코돈으로 이루어진 DNA는 아미노산 중합체인 체내 단백질 생산을 지시할 수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수많은 염기, 즉 수많은 코돈으로 이루어진 DNA는 체내의 단백질 생산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경우 한 사람의 세포 내 핵 DNA에 있는 특정 배열이 다른 사람과 같을 확률은 10의 15제곱분의 1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지구에 사는 인구가 약 70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거죠. 이처럼 사람마다 고유한 DNA 특정 배열을 갖기 때문에 DNA의 그 배열들을 통해 개개인을 판별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지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DNA 염기 서열 중에서도 마치 지문처럼 식별에 사용되는 특정한 DNA 부위가 따로 있습니다. 이는 바로 사람마다 다르고 고유한, 즉 그 사람을 대표할 수 있는 부위인 짧은 연쇄 반복(Short Tandem Repeat, 이하 STR) 부위입니다. STR 부위는 단백질 생성을 암호화하지 않는 DNA 염기서열입니다. 그저 무의미한 염기의 조합으로만 구성되어 있지만 이 조합 속에서 특정 염기가 반복되는 숫자가 사람마다 고유하다고 밝혀져 DNA ‘지문’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든 DNA를 비교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이러한 STR을 선정하여 그 부위만 비교하면 매우 효과적으로 DNA를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을 학자들이 발견하여 주로 DNA 연구분야에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림 2. STR은 위와 같이 일정한 염기(위 그림에서 AGAT)가 반복되는 부위다.
하지만 STR은 DNA의 특정 부위이기 때문에 DNA의 양이 충분치 않으면 조사에 활용할 정도의 유효성을 띄지 못합니다. 게다가 범죄 현장에서 발견되는 정액이나 침 등은 훼손되고 불완전한 경우가 많아 이를 채취한다고 하더라도 검사를 위해 얻을 수 있는 DNA의 양은 크게 부족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미국의 생화학자 캐리 멀리스가 실제 세포에서의 DNA 복제방식을 응용한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이하 PCR)을 개발하면서 해결되었습니다. 이 기술에 대해 이해하려면 기본원리가 되었던 세포내에서의 DNA 복제방식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림 3. DNA 복제 과정
DNA는 복제를 시작하면 DNA의 기본구조인 이중 나선이 풀어져 한 가닥이 복제의 주 가닥으로 선정됩니다. 주 가닥으로 선정된 DNA에는 프라이머(primer)라는 RNA가 달라붙어서 복제의 시작지점을 알려줍니다. 그 후, DNA 중합 효소가 프라이머를 인식해 그 지점부터 DNA 주 가닥과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는 DNA 가닥을 생성 및 결합함으로써 복제된 DNA 또한 이중나선 구조를 형성합니다. 따라서 DNA 가닥의 수가 정확히 2배가 되고 복제가 완료됩니다.
그림 4. PCR 과정
캐리 멀리스는 이러한 DNA복제 원리를 이해한 후 복제에 관여하는 효소와 DNA만 가지고 복제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할 수만 있다면 DNA를 증폭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일단, 멀리스는 94℃의 고온으로 DNA를 가열하여 한 가닥씩 분리하고 여기에 프라이머와 중합 효소를 인위적으로 참가하여 DNA 복제를 일으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DNA 가닥 분리를 위해 필요한 고온 환경은 기존 중합 효소의 변성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DNA 복제의 오류를 발생시키는 문제가 있었죠. 캐리 멀리스는 이 문제를 기존에 사용하던 중합 효소를 고온에서도 작동하는 Taq 중합 효소로 대체함으로써 해결하였고, 인위적 DNA 복제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 DNA의 양을 연쇄적으로 증폭시키는 PCR을 확립하였습니다.
멀리스가 고안한 PCR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고온처리를 하여 DNA 이중나선을 한 가닥씩 분리한다.
②: 각각의 DNA 가닥에 프라이머를 덧붙여서 복제의 시작지점을 알려준다.
③: Taq 중합 효소를 투입한 뒤 프라이머의 위치부터 복제가 되기를 기다린다
범죄 수사에서는 현장에 남은 침, 혈흔, 정액, 소변 등에서 어렵게 채취한 DNA들은 주로 극소량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PCR 기기를 이용해 채취한 DNA를 증폭하여 유전자분석에 필요한 충분한 양을 확보합니다.
그림 5. 염기서열 분석 결과
지금까지 범죄 수사에 DNA가 사람마다 고유한 부위가 어디이며 이를 조사에 활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DNA의 양을 증폭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흔히 알려져 있는 DNA 대조 즉, 유전자 분석이 바로 이 과정들을 기반으로 이루어집니다. 유전자분석은 여러 단계를 거쳐서 시행하는데요. 우선 범죄현장에서 얻은 시료들을 육안으로 관찰하고 일반적인 특징을 기록하면서 시작합니다. 이때 증거물의 상태, 변형 및 변조 유무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봅니다. 그 후, 각 시료들이 실제로 혈흔, 정액, 침 등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예비실험을 시행합니다. 예비실험에는 혈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혈흔 검출 시험인 루미놀 및 LMG 시험, 정액 여부를 감정하는 정액 검출 시험인 SM 시험 등이 있습니다. 예비 실험을 통해 사람의 몸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된 각종 시료를 알맞은 크기로 절단한 후 시료에서 DNA를 따로 분리합니다. 분리된 DNA 중에서 원하는 부위(주로 STR)만 PCR 기기를 통해 선택적으로 증폭하고 유전자 자동 염기서열 분석기 및 모세관(CE) 전기영동 을 통하여 DNA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는 대조 DNA와 비교하여 유전자형을 확정합니다. 이렇게 시료에서 채취한 DNA의 STR 부위를 PCR을 통해 증폭한 뒤 염기서열 비교로 확정된 유전자형을 보유한 사람을 찾는 것이 바로 유전자분석기법을 바탕으로 한 범죄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6.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밝힌 범죄수사의 과정
대한민국에서는 이러한 DNA 분석 및 유전자 조사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제 많은 경험과 결과가 축적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장기보관 감정물 분석 및 보관 시스템’과 ‘실종자 DNA 데이터베이스 및 신원확인체계’를 구축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완전히 정착된다면 화성연쇄살인사건과 같은 미제 사건의 해결에 큰 실마리를 제공하고 치밀해지고 있는 현대 범죄에 대한 대응 가능한 주효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듣고 있을, 어딘가에 있을 터인 미제 사건의 범인들에게 PCR과 유전자분석이 이렇게 고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당신들의 DNA가 어딘가에 남아있는 이상 더 이상 완벽범죄란 없다고……”
1)자동 염기서열 분석(automated DNA sequencer) : DNA가 가지고 있는 염기의 배열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장치를 말한다. 각 염기 당 작용하는 색소들을 넣어 염기들을 염색시킨 뒤에 DNA를 기기에 넣으면, 기기가 그 색을 감지하여 DNA의 배열을 알아내는 기기이다.
2)모세관 전기영동은 전기영동(전기영동이란 전기장의 영향에 의한 용액 중 이온의 이동이다.)에 모세관을 결합하여 적은 양의 시료를 분리 및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온이 포함된 용액에 전기장을 걸어주면 각 성분은 자신의 이동도에 따라 서로 다른 속력으로 움직이게 되고, 결국 전하량 대비 크기에 따라 분리된다.
- 자료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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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이버, 화성 연쇄살인사건으로 보는 DNA 범죄수사의 모든 것 "완전범죄는 없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2021.04.24.,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opaspr&logNo=221656918979&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l, Accessed 2021.04.24.
- [2]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nfs.go.kr), 2021.04.24.,
https://www.nfs.go.kr/site/nfs/05/10502010000002017083103.jsp, Accessed 2021.04.24.
- [3] LG사이언스랜드, 과학이야기 > 추리 속의 과학 > 유전자분석으로 어떻게 범인을 잡나? | LG사이언스랜드 | INSC2009100002 (lgsl.kr), 2021.04.24.,
https://www.lgsl.kr/story/detail/sto/sto/66/INSC2009100002, Accessed 2021.04.24.
- [4] 네이버, [화학실험] 모세관 전기영동, Capillary Electrophoresis, CE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2021.04.24.,
https://m.blog.naver.com/jusang0154/221093429370, Accessed 2021.04.24.
- [5] 사이언스올, 2021.04.24.,
https://www.scienceall.com/%EC%9E%90%EB%8F%99-%EC%97%BC%EA%B8%B0%EC%84%9C%EC%97%B4-%EB%B6%84%EC%84%9D%EA%B8%B0automated-dna-sequencer/, Accessed 2021.04.24.
- [6] 네이버, 2021.04.24.,
https://m.blog.naver.com/jusang0154/221093429370, Accessed 2021.04.24.
- 그림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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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https://blog.daum.net/windada11/8768278,
그림 3. https://www.nasa.gov/mission_pages/tdm/solarsail/index.html
그림 5. https://www.lgsl.kr/story/detail/sto/sto/66/INSC200910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