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료가 단맛을 내는 원리
그런데 G-단백질 수용체가 특정한 화학물질과 만나면, G-단백질은 원래 연결되어 있던 GDP를 방출하고 GTP와 새롭게 결합합니다. 고에너지 인산 결합의 개수가 증가했기 때문에 G-단백질은 화학 에너지가 커지면서 활성 상태가 되고, 이로 인해 세포의 막 주변에 있는 이온 통로나 다른 단백질을 자극하여 세포 내부의 전기적 성질을 변화시키게 됩니다. 이러한 전기적 성질의 변화가 뉴런을 자극하고, 우리 몸은 ‘단 맛이 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G-단백질 수용체가 결합하는 화학물질을 ‘리간드’라고 부르는데, 단맛을 감지하는 미각세포의 수용체는 천연 감미료인 설탕, 과당 그리고 인공 감미료인 수크랄로스, 사카린 등의 다양한 분자들을 ‘리간드’로 간주해 반응합니다. 수소 이온이나 염화 이온과 같이 한 종류의 이온에만 반응했던 다른 미각 수용체와 달리 G-단백질에 다양한 분자들이 ‘리간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G-단백질의 입체 구조의 특징 상 이에 대응하는 특정 구조를 만족하는 분자들이라면 모두 결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천연 감미료의 분자와 유사한 입체구조를 가진 인공 감미료를 만들면 당 성분이 없더라도 단백질의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는 것이지요.
수크랄로스가 설탕보다 600배 달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앞서 감미료가 설탕처럼 단맛을 내는 이유를 알아보았는데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의문이 있습니다. 흔히들 합성 감미료를 소개할 때 '설탕보다 600배 더 단맛을 내는 수크랄로스' 와 같은 문구로 단맛을 강조하곤 하는데요, 이 600배라는 수치는 어떻게 측정한 걸까요?
대표적으로 수크랄로스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미각 세포가 활성화된 직후로 돌아가 봅시다. 미각 세포는 신호를 전달하는 감각세포로써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감각 뉴런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때 자극이 뇌까지 전달 되려면 일정 크기 이상의 전기적 자극을 가해주어야 하는데요, 자극의 크기는 분자가 G-단백질 수용체에 결합하려는 힘의 세기에 따라 결정됩니다. 화합물과 수용체는 보통 정전기적 인력으로 결합하며, 이 과정에서 이용되는 이온 분자의 전기적 결합력이 셀수록 수용체와 결합이 잘 일어나고, 수용체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강한 자극을 줍니다. 설탕은 G-단백질 수용체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수산화 이온(OH-)을 이용하고, 수크랄로스는 염화 이온(Cl-)을 결합에 이용하는데, 이때 염화 이온의 전기적 결합력이 수산화 이온보다 강해 G-단백질 수용체에 더욱 강하게 결합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가 단 맛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화합물의 최소 농도는 수크랄로스가 설탕의 600분의 1 정도이고, 따라서 수크랄로스가 설탕보다 600배 더 달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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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수크랄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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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수크로우스
스테비아는 인체에 흡수되지 않는다고?
최근 인체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인기를 얻은 스테비아도 G-단백질 수용체의 리간드로 작용하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우리에게 달게 느껴지는 합성 감미료입니다. 그런데 스테비아의 구성 성분에는 인체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들어있는데, 스테비아는 왜 인체에 흡수되지 않는 것일까요? 그 원리는 바로 ‘글리코시드’라는 개념에 있습니다.
‘글리코시드’란 포도당과 같은 단당류가 다른 물질과 탈수 축합 반응을 한 결과로 생성된 새로운 화합물을 뜻합니다. 이 결합 과정에서 단당류에 결합하는 물질(아글리콘)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글리코시드가 생성되어 독특한 생리적 작용이 일어납니다. 식물이 식물 내에 당을 저장한다거나, 삼투압을 조절한다거나, 해독을 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등의 독특한 생리적 작용 역시 이 글리코시드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랍니다.
- 자료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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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연, GPCR 인간 단맛수용체 GPCR 인간 단맛수용체 hT1R2-hT1R3와 감미물질과의 상호작용 연구, 석사학위 논문. 중앙대학교, 2019
- 정민경, “단맛 끝판왕 '스테비아 토마토', 효능 및 부작용은?” 문화뉴스 2021.04.06. 웹사이트. Accessed 2021.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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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r MF et al., Neuroscience: Exploring the brain (4th ed.), Woolters Kluwer. 2014
- Luo L, Principles of Neurobiology (1st ed.), Garland Science. 2015.
- 그림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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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Raphael Alhadeff, et al. "Exploring the free-energy landscape of GPCR activation" PNAS 115.41 (2018): 10327-10332. Print.
그림 3, 4. PubChem, https://pubchem.ncbi.nlm.nih.gov Accessed 03 May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