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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아이디어를 공학으로,
창의설계축전 취재기

글. 화학생물공학부1 채민규 편집. 화학생물공학부 2 권주영
그림 1. 창의설계축전 포스터
여러분은 일상에서의 불편함을 고치기 위해서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본 적이 있나요?
매년 서울대학교에서는 공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작품을 설계하는 ‘창의설계축전’ 대회가 개최됩니다.
이번에 개최된 제11회 창의설계축전 수상작은 오프라인으로 전시되었다고 하는데요,
과연 서울대 학생들은 어떤 작품을 만들었을지, 함께 만나보시죠!

1. WIMLAB의 ‘WIM 정수기’

WIMLAB은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의 수분 섭취 부족에서 착안하여 작품을 설계하였습니다. 현재 요양 시설에 계시는 노인 중 28%가 탈수군에 속한다고 하는데요1 , 이러한 수분부족은 근육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을 유발하고, 운동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WIM 정수기는 노인들이 정수기를 사용할 때 물을 얼마나 더 마시면 좋을지 알려주는 정수기입니다. 사용자가 정수기에 지문인식이나 RFID2 태그 방식으로 인증하면, LCD 화면에 사용자의 고유 번호와 1일 수분 섭취량에 대한 마신 물의 양의 비를 백분율로 출력해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더 직관적으로 알려주기 위해서 백분율을 기준으로 led가 0개에서 7개까지 켜지도록 설정해주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는 WIM 정수기에 불이 5개가 켜졌으므로, 1일 수분 섭취량의 약 70% 정도 섭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던 정수기인데도, 사용자를 배려했다는 점이 정말 독특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사용자가 이용하기 쉽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현재 백분율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1 김숙녀, 김춘길, 황주희, 정덕유, 신동수, 2017

2 주파수를 이용하여 ID를 식별하는 방식으로, 교통카드에 사용되는 전자태그입니다.

그림 2. WIM 정수기
2. 임펄스의 ‘스마트폰 사용 편의를 위한 후면 터치패드’

여러분은 혹시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화면 끝까지 손이 닿지 않아 불편을 느꼈던 적이 있었나요? 실제로, 스마트폰의 크기와 무게는 옛날에 비해 점점 증가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이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0년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 4은 세로 길이가 115.2 mm이고 무게는 137 g이었지만, 올해 10월에 출시된 아이폰 14 Pro의 경우에는 세로 길이 147.5 mm, 무게는 206 g에 육박할 정도로 화면의 크기와 핸드폰의 무게는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엄지손가락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특정 부분에 무게가 집중되어 퇴행성 관절염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임펄스 팀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스마트폰 뒷면에 터치패드를 달아서 ‘스크롤 모드’라는 기능을 추가하였습니다. 0.2초 이하의 시간 동안 손가락이 터치패드에 닿아 있으면 ‘클릭’, 0.2초 이상 닿아 있을 경우 ‘커서이동’으로 인식하도록 코드를 작성하여 제품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에 터치패드를 달아서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한 접근이 정말 참신하네요. 얼른 상용화가 되어 모두가 한 손으로 편리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을 날이 기다려집니다!
그림 3. 스마트폰 사용 편의를 위한 후면 터치패드
3. 귤티스트의 ‘자폐 아동의 상동행동 감소를 위한 감각 장난감 : 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귤 모양의 장난감입니다. 이 작품은 자폐 아동들이 자기 신체를 목적 없이 흔들거나 움직이는 상동행동을 감소시키기 위해 제작된 장난감입니다. 귤티스트 팀은 귤을 까는 행동에서 착안하여 이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장난감은 귤 모양 조각들을 붙이고 떼면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 수 있도록 하였는데요. 이때 전해지는 직접적인 진동과 촉감이 억압된 감각을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해소해주며, 상동행동을 감소시켜준다고 합니다. 여기서 귤 장난감 두 개의 조각을 부착하거나, 탈착할 때 출력을 주도록 설계하였는데요. 이를 구현하기 위한 회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4. 자폐 아동의 상동행동 감소를 위한 감각 장난감: 귤
그림 5. 귤 장난감의 전기 회로도
작동 원리를 간략하게 살펴볼까요? 두 조각이 결합하면 스위치가 연결되어 축전기3가 충전되고 이 과정에서 Loop 1에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이때, 진동모터가 진동하며, 이는 축전기가 전지와 같은 전압을 가질 때까지 작동합니다. 그리고 전압이 같아진 후에는 진동을 멈추고 전류는 loop 1 대신 loop 2를 흐르게 되고, 이에 따라 모터도 진동을 멈추게 됩니다. 그러다 두 조각을 떼면 스위치가 열리면서 Loop 3에 전류가 흐르고, 축전기가 방전되면서 모터가 진동합니다.

이렇게 창의설계축전을 취재해보았는데요, 위에서 소개해드렸던 세 작품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직접 재료를 구하고 소프트웨어를 설계하여 작품을 제작하는 서울대 선배님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일상에서의 불편함을 개선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은 적이 있었나요?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막상 그것을 실현시키려고 하면 어려울 때가 많지는 않았나요? 창의설계축전은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내 아이디어가 담긴 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훗날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창의설계축전에서 펼쳐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장치로, 전하를 저장하고 방출하여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해줍니다.

참고문헌
    [1] 김숙녀, 김춘길, 황주희, 정덕유, 신동수. (2017). 요양법원 입원 노인의 입원 시 탈수 관련 요인. 대한보건연구, 43(1), pp. 1-11.
그림출처
그림 1.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https://eng.snu.ac.kr/
그림 2,3,4,5. 제 11회 창의설계 축전 1차 심사, https://eng.snu.ac.kr/online/creativity/assess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