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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머신러닝 엔지니어 ‘송명현 선배님’

글. 전기정보공학부 1 김채원, 전기정보공학부 2 황유정 편집. 기계공학부 4 정윤종
"인간이 아니라, 컴퓨터가 직접 사고하고 판단하도록 하면 어떨까?"

최근 공학의 엄청난 변화와 혁신은 이 문장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바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이야기인데요, 이전까지는 사람이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면 컴퓨터는 제한적인 계산만 수행하였지만, 이제는 컴퓨터가 직접 데이터를 학습하고, 판단하도록 하는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일 화제인 인공신경망 기술도 머신러닝의 한 종류이지요. 이러한 머신러닝은 데이터 분석, 개인화 서비스 제공 등의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당근마켓 머신러닝실에서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계시는 송명현 선배님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림 1. 송명현 선배님
Q.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당근마켓 머신러닝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컴퓨터공학부 15학번 송명현이라고 합니다. 2022년 초에 졸업하여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일한 지는 9개월이 됐습니다.
Q. 현재 '당근마켓 머신러닝실'에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A. 머신러닝실에서는 당근마켓 내 여러 서비스에 머신러닝을 도입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당근마켓 앱에 올라오는 게시글을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정렬하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개인화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맡고 있는 업무는 사용자가 당근마켓 앱 내에서 노출되는 광고글을 클릭할 확률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용자들의 광고 클릭률을 예측하고, 정보로서 효용가치가 있는 광고글을 배치해 지역광고의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Q. 광고의 클릭률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든다고 하셨는데,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A. 광고는 사용자가 클릭할 때마다 플랫폼이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는 시스템인데요, 따라서 예상 클릭률이 높은 광고를 사용자에게 보여줘야 사용자와 광고주 모두 만족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당근마켓 서비스는 지역을 기반으로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서비스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고객 중에 지역 맞춤 홍보가 중요한 소상공인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의 광고가 대상층에게 최대한 효율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Q. 머신러닝 엔지니어로서 업무에서 중시하는 부분은 무엇이 있나요?
A. 개인화를 진행할 때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추천 알고리즘의 개인화가 너무 심해지면 사용자는 개인의 취향에 매몰되어버려요. 그래서 사용자가 본 적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또는 사용자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콘텐츠를 함께 고려해 추천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당근마켓은 사용하는 지역에 따라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게시글도 달라지기 때문에, 여타 서비스들에 비해 좀 더 지역 커뮤니티에 초점을 두고 콘텐츠 개인화를 한다고도 볼 수 있죠. 사용자가 기존에 어떤 글을 보고 반응을 했는지 등의 정보로부터 개인의 취향을 추정하고, 해당 지역 안에서는 최대한 개인의 취향에 맞는 글들을 추천해주려고 합니다.
Q. 머신러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19년도에 서점에서 딥러닝 책 한 권을 접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공계 대학생이라면 쉽게 따라갈 수 있게 되어있어서 계속 공부하다 보니 되게 재미있더라고요. 그 후부터 딥러닝 관련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어요. 딥러닝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전공수업과 머신러닝을 다룬 대학원 수업을 듣고 더 큰 흥미를 느꼈죠.
Q. 선배님께서 느끼신 머신러닝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사람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머신러닝의 매력인 것 같아요. 요즘 데이터의 세상이라고 많이들 말하잖아요, 인간의 활동이 예전보다 더 디지털과 밀접해지면서 온라인 상의 정보로부터 유의미한 패턴이나 도움이 되는 지식을 얻어낼 수 있게 됐어요. 이런 점에서 인공지능이 정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수천만 명의 사용자들에게 방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머신러닝이 제격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 경우에는 머신러닝을 공부할 때 수학적, 통계학적 내용이 많이 다뤄진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컴퓨터공학부에서는 찾아 듣지 않으면 수학을 다룰 일이 별로 없거든요. 저는 원래 수학에 흥미가 있었기에 이러한 공부가 더 재미있더라고요.
Q. 학부시절 중에서 인상깊었던 경험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1, 2학년을 보낸 후에 3년 동안 산업기능요원으로 게임 회사에서 개발 업무를 수행했어요. 머신러닝과는 큰 관련이 없지만, 실무에 직접 투입되었던 경험이 지금의 저를 이루는 좋은 자양분이 되었어요. 예를 들어 회사생활을 하면 운동이 필수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되어서 요즘 PT를 받고 있거든요(웃음). 또한 우리 사회의 최전선에 계신 다양한 나이대의 어른들과 대화하면서 미래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Q. '당근마켓 머신러닝실'에 입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머신러닝을 전문 분야로 삼기로 결정한 후, 대학원, 해외 유학, 창업 등 여러 선택지가 있었어요. 3, 4학년 때에는 컴퓨터공학부 연구실에서 인턴 생활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저는 장기적인 목표보다는 즉각적인 피드백에 원동력을 느끼는 편이더라고요. 그렇게 취업을 결정하고 ‘당근마켓’과 연이 닿았는데,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높고 기타 조건이 잘 맞으면서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에요. 몇 년이 지난 후에도 공부에 뜻이 있다면 유학 등의 기회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Q. 그동안 근무하시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아무래도 개발자로서 제가 만든 것을 사람들이 사용할 때 가장 보람차요. 저번 분기에는 회사 내부에서 활용하는 대시보드1 를 구현했는데, 문제없이 동작하는 것을 보면서 큰 성취감을 느꼈어요. 지금 몰두하고 있는 예측 모델 또한 완성되어서 가시적인 결과물로 나타나면 매우 기쁠 것 같아요.

1 다양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시각화한 인터페이스

Q. 지금 입사한지 9개월이 되셨는데, 회사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어떠신가요?
A. 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머신러닝을 활용해서 직무를 수행하는 경험이 새롭고 유익해요. 또 당근마켓은 자율적인 문화가 장점인 회사라, 좋은 동료들과 유연한 근무 환경에서 재미있게 근무하며 성장하고 있어요.
Q. 공과대학에 재학중인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A. 혹시 학업이나 기타 스트레스로 지친 학생분들이 있다면 응원의 말을 보태고 싶어요. 잠깐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오더라도 감정에 이유를 붙이고 해결하려 애쓰는 것보다는, 그런 나 자신을 조금은 받아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생각했던 것보다는 빨리 괜찮아질 때가 많거든요. 좋은 기억들이 버팀목이 되기도 하고요. 특히 저는 학부 시절 아카펠라 동아리에서 공연을 선보이고는 했는데, 큰 힐링으로 남아 있어요. 시간을 돌린다면 입학 직후부터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을 정도로요. 이런 활동적인 경험에 참여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Q. 마지막으로 공대상상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매 순간 어떤 기회가 올지는 아무도 몰라요. 저는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제가 이런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아주 특별한 삶은 아닌데도 이것조차 예상하지 못했어요. 먼저 겁먹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도전해보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아직 세포가 생장하고 있을 때 하나라도 더 해보는 거죠(웃음).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