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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공학부 학과 소개 및 궁금증

글. 전기정보공학부 4 배선열 편집. 화학생물공학부 2 권주영
그림 1. 일론 머스크의 트윗
“Take Materials Science 101. You won’t regret it.(재료 과학 개론 수업을 들으세요.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지난 9월, 테슬라의 CEO이자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입니다. 다가올 미래에 재료 과학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일론 머스크의 견해를 암시하고 있는데요. 그 덕분에 재료 과학, 재료공학 분야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도 재료와 관련된 학과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번 기사에서는 재료공학부를 소개하고, 재료공학부와 관련된 몇 가지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합니다.
재료란 어떤 물건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원자재를 말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기사를 보고 있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포함한 주위의 모든 물건들이 다양한 재료로 이루어져 있죠. 따라서 어떤 재료를 쓰는지에 따라 만들어지는 물건의 종류와 특성이 정해지고, 이는 곧 우리의 삶과 문명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알기 쉬운 예시로 인류가 도구를 만드는데 사용한 재료에 따라 선사 시대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하죠. 그리고 현재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 또는 실리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재료의 발전이 인류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렇다면 재료공학자들이 어떻게 재료를 발전시키는지, 재료공학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재료 설계, 제조 공정, 성질 확인의 세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재료 설계 단계에서는 어떤 재료가 필요한지, 재료 개발의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재료가 원하는 특성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 원자 배열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구조를 어떻게 제어할지 설계합니다. 제조 공정 단계에서는 설계를 바탕으로 열처리, 재결정, 재료 합성 등의 방법을 통해 재료를 최종적인 형태로 알맞게 가공합니다. 재료의 제조가 완료되면 마지막으로 완성된 재료의 기계적 성질, 광학적 성질, 전기적 성질을 확인하는 성질 확인 단계를 거쳐 설계 목적에 부합하는 재료가 만들어졌는지 판단합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요약하면 재료공학은 사용 목적에 알맞은 기능과 성질을 갖도록 재료를 설계 및 제조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료공학부의 연구 분야 – 우주에서 나노까지

재료공학부는 과거 금속공학과, 무기재료공학과, 섬유고분자공학과가 통합되어 탄생한 학과인 만큼 연구 범위가 굉장히 넓은데, 당장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물건들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주에서 나노까지’라는 재료공학부의 슬로건은 이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이 슬로건에 맞추어 크기 순서대로 재료공학부의 연구 분야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림 2. 누리호 2차 발사 장면

1. 우주 재료


우주선과 우주복 등 우주에서 사용되는 물건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초고온, 초고압과 같은 극한의 우주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재료가 필요합니다.
또한 태양열과 자외선, 우주 잔해로 인한 피해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따라서 이와 같은 우주 환경에 맞는 기능과 특성을 가지는 초내열 합금1과 자가 치유 합금2등을 개발하는 연구가 우주 재료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1 1000℃에 가까운 높은 온도에서도 강도가 높고 산화 및 부식에 잘 견디는 합금

2 고온 또는 특수한 조건에서 손상된 부분을 자체적으로 치유하는 합금

2. 구조 재료


건축물과 비행기 등 거대한 구조물들의 재료에 대한 연구는 구조 재료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건축물은 튼튼한 재료, 비행기는 튼튼하면서도 가벼운 재료를 필요로 해요. 건축공학자들은 건축물을 어떤 구조로 만들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반면 재료공학자들은 어떤 재료로 만들어야 할지를 고민하죠. 구조 재료로는 주로 복합 재료3 가 사용되고, 이와 관련된 가공 공정과 강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답니다.

3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재료를 결합하여 단독의 재료로는 얻을 수 없는 특성을 지니게 한 재료

그림3. 서울대학교 관정도서관

3. 에너지 및 환경 재료


우리가 기존에 사용하던 화석 에너지는 고갈과 환경 오염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연료 전지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직접 변환시키면서 환경 오염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꿈의 에너지로 지목되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연료 전지 분야에서도 재료공학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촉매에 따라서 에너지 효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장 좋은 효율을 가지는 촉매 재료를 개발해야 합니다. 연료 전지뿐만 아니라 리튬이온 배터리와 태양 에너지와 관련된 연구들도 재료공학부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림4. 연료 전지 구조

4. 디스플레이 재료


새로운 기능의 액정을 만드는 디스플레이 분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폴더블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는데요. 재료공학의 도움이 없었다면 접히는 디스플레이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색소재료, 유기 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소자에 대한 연구들을 통해 고성능이면서 작고, 가볍고, 충격에도 강한 디스플레이 재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림5.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5. 바이오 재료


일부 재료공학자들은 수명을 연장시키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인류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바이오 재료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재료는 인체에 사용되는 만큼 생체 친화성과 생체 안전성이 중요하므로 생체 적합성을 중점으로 생체 세라믹, 생체 금속, 생체 고분자 재료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적용 사례로는 인공 관절, 인공 장기, 약물 전달체가 있습니다.
그림6. 금속 인공관절(좌), 세라믹 인공관절(중), 금속-폴리머 인공관절(우)

6. 반도체 재료


재료공학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많은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전자공학자들은 주로 회로를 설계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재료공학자들은 설계된 회로를 바탕으로 실물을 제작하기 위한 반도체 재료 및 공정을 연구합니다.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모래를 가공하여 최첨단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주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각 단계에 사용되는 여러 재료들의 특성이 최종 결과물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료공학의 도움은 필수랍니다.
그림7. 반도체 회로 형성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

재료공학부가 궁금해요!

Q. 재료공학부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A.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의 영문 명칭은 ‘Material Science and Engineering’으로, 이름에 ‘science’와 ‘engineering’이 들어있습니다. 이름처럼 재료공학부에서는 재료과학과 재료공학에 해당하는 내용을 모두 다루고 있어요. 즉, 앞에서 설명한 재료 설계, 제조 공정, 성질 확인 세 단계의 재료공학과 더불어 공학의 기반이 되는 자연과학의 측면에서 재료의 구조와 이로 인한 물리적, 화학적 성질 간의 관계 또한 배우게 됩니다.

학부의 교육 과정을 살펴보면 1학년부터 4학년까지 크게 재료공학원리, 재료공학이론, 재료공학심화, 재료공학응용에 해당하는 내용을 배우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워낙 다양한 재료를 다루다 보니 ‘이 많은 과목을 어떻게 다 공부하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다행히도 모든 분야의 수업을 이수하지는 않고, 3학년부터는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수업들을 선택하여 듣게 됩니다.

재료공학부에서 다루는 재료는 크게 금속, 세라믹, 고분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금속의 경우 구조 재료로 쓰이며 주로 합금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는데요, 금속에 힘이 가해질 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공부하고 여러 금속을 다양한 비율로 섞어 원하는 성질을 얻기 위한 가공 방법을 배웁니다.

세라믹은 주로 반도체에 사용되기 때문에 재료의 전자기적 성질이나 전기 회로의 구성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고분자 분야에서는 나일론 같은 섬유나 PP, PET와 같은 재료의 고분자 합성을 주로 다룹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홈페이지 또는 표를 참고해주세요!
표 1.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학사과정 전공과목 이수표준형태 (*는 전공필수과목)
Q. 재료공학부만의 동아리나 특별한 행사가 있나요?
A. 운동 동아리인 축구, 농구, 야구 동아리를 비롯하여 재료공학과 관련한 학술적인 내용을 다루는 학술 동아리 플라스틱 드래곤과 3D 프린터 기반 제작 관련 동아리인 재료공작소 등 다양한 동아리들이 학부 내에 존재합니다.

재료공학부만의 특별한 행사로는 매년 열리는 <재료한마당>이 있어요. 재료한마당은 연구실 투어 및 기업 채용 박람회가 결합된 행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재료공학부 연구실마다 소개 부스를 운영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여러 기업체에서 채용 상담 부스를 운영합니다. 또한 연구실과 기업체에서 인턴 활동을 우수하게 수행한 학생들이 직접 인턴 내용과 소감, 조언을 발표하는 자리도 마련 되어있고, 학부생 연구실 인턴 및 대학원생들의 연구 결과 포스터 발표도 같이 진행되어 앞으로의 학업 계획과 진로 설계에 대한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주 유익한 행사죠? 또 격년에 한 번 교외교육 행사가 있는데, 이 행사에서는 기업체를 직접 탐방해볼 수 있고, 선후배 간의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그림 8. 2021 재료한마당 리플렛
Q. 재료공학부의 졸업 후 진로가 궁금합니다.
A. 재료공학부에서 다루는 분야가 매우 넓기 때문에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진로도 굉장히 다양합니다. 2/3 정도의 학생들은 관심 분야에 대한 심화된 공부와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합니다. 대부분 석박 통합 과정으로 대학원에 입학하여 박사과정을 졸업한 이후 교수가 되거나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MS(재료연구소) 등의 국가 연구소 또는 각종 기업체의 연구직으로 진출합니다. 나머지 학생들은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고 학사 졸업 이후 곧바로 반도체를 다루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포스코와 같은 철강 기업, 화학 기업, 배터리, 차량 분야의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 진출합니다. 최근에는 변리사 혹은 기술직 공무원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고 해요.
Q. 재료공학부, 어떤 학생들이 진학하면 좋을까요?
A. 먼저 물리, 화학 두 가지 과목을 다 좋아하고 잘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보통 ‘재료’하면 화학과 관련된 내용을 떠올리는 학생들이 많은데, 재료공학부에서는 재료의 기계적, 전자기적 성질들도 많이 다루기 때문에 물리 이론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물리와 화학 두 과목에 어느 정도 흥미가 있는 학생들이라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 거예요. 또, 자연과학에서 공학까지 넓은 분야를 다루는 학과인 만큼, 융합적인 소양을 쌓고 싶은 학생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재료공학에 관심이 생긴 독자 분들은 주저 말고 도전해 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림 출처
그림 1.일론 머스크 트위터 https://twitter.com/elonmusk/status/1568386909793325060
그림 2.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https://www.kari.re.kr/nuri
그림 3.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관정관 건립 백서 https://s-space.snu.ac.kr/handle/10371/117644
그림 4. 한화토탈에너지스 https://www.htpchem.com/
그림 5. 삼성 디스플레이 뉴스룸 https://news.samsungdisplay.com/
그림 6. 송용남. “인공관절의 피로 및 마모성능 향상 연구.” 기계저널 : 大韓機械學會誌 v.57 no.5 (2017): 38 - 41
그림 7. 삼성 반도체 뉴스룸 https://www.samsungsemiconstory.com/kr/
그림 8.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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