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수업 소개 전공 수업 소개

원자핵공학도를 향한 첫걸음, 핵공학개론

글. 산업공학과 1 송지민 편집. 건설환경공학부 2 안승민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에 대한 해답은 원자력 발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원자핵공학은 핵반응 에너지와 원자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을 이용하여 인류에게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는 기술을 다루는 학문으로, 우리의 삶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원자핵공학과 학생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본격적인’ 전공 수업은 ‘핵공학개론’입니다. 핵공학개론은 원자핵공학과의 전공 수업 중에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수업인 만큼 광범위한 분야를 다룹니다.

핵공학개론은 핵공학개론 1, 핵공학개론 2로 나뉘는데요, 핵공학개론 1은 2학년 1학기, 핵공학개론 2는 2학년 2학기에 수강하는 필수 과목입니다. 핵공학개론 1은 ‘원자력 발전소’로 대표되는 ‘원자력 시스템 공학’을 주로 다루고, 핵공학개론 2는 ‘방사선 공학’ 분야와 ‘플라즈마 공학’ 분야를 기초적으로 다룹니다. 이제 핵공학개론에서 다루는 원자력 발전소, 방사성붕괴, 플라즈마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원자력 발전소의 원리

원자력 발전소는 핵분열 반응으로부터 얻은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물을 수증기로 만들고, 그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합니다. 여기서 핵분열은 하나의 핵이 두 개 이상의 핵으로 쪼개지는 현상을 말하며, 그중 우라늄-235가 중성자를 흡수하여 원자핵이 둘로 쪼개지고 2개 또는 3개의 중성자를 내놓는 현상이 핵분열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그림 1. 기본적인 원자력 발전소
그림 2. 우라늄 원자의 핵분열
우라늄 핵이 분열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는 핵자1 당 결합에너지 차이에 의한 것입니다. 핵자당 결합에너지는 결합에너지를 핵자의 수로 나눈 것으로 핵자당 결합에너지가 클수록 그 원자핵이 더 안정합니다. 핵자당 결합에너지는 철 핵(Fe-56)에서 가장 크므로 철 핵이 가장 안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라늄 핵처럼 철 핵보다 무거운 핵들은 핵분열을 통해 가벼운 핵으로 변하여, 더욱 안정한 핵이 되는 동시에 에너지를 방출하게 됩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우라늄 핵의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중성자가 다시 다른 우라늄 핵과 충돌하여 또 다른 핵분열 반응을 일으킵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이 과정이 반복되는 연쇄반응으로부터 열에너지를 얻고 이를 통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1 핵자란 핵을 구성하는 입자라는 뜻으로, 양성자와 중성자를 말한다.

방사성 붕괴

다음으로, 방사성붕괴는 핵자 구성이 불안정한 원자핵이 어떤 입자 또는 방사선을 방출하여 안정한 원자핵으로 변하는 과정입니다. 이에 따라 방출되는 방사선, 입자 종류에 따라 알파붕괴, 베타붕괴 등으로 나뉩니다. 알파붕괴는 알파입자, 즉, 헬륨 원자핵을 방출하는 과정으로 원자번호가 2, 원자의 질량수가 4만큼 줄어듭니다. 베타붕괴는 중성자가 양성자와 전자로 변환된 후 전자를 방출하는 과정으로 원자번호는 1만큼 늘고 원자의 질량수는 변하지 않습니다. 방사성붕괴로 인해 발생하는 서로 다른 방사선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기도 합니다.

방사선은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 기술에서 사용되어 식물 품종을 개량하거나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 내며 농업 분야에서 이용되고, X선 검사, CT, 항암치료 등의 의료 분야에서 이용되는 등 우리 생활 속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이렇듯 방사선은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세포 조직을 손상시켜 인체에 여러 가지 이상 증세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을 취급할 때는 생체를 방사선으로부터 방호하는 방사선방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핵융합개론 2에서는 이러한 방사선방호에 대해서도 배우게 됩니다.
고체도, 기체도, 액체도 아닌 ‘플라즈마’

플라즈마란 기체가 아주 높은 온도에서 음전하를 띤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를 말합니다. 물질의 상태는 일반적으로 고체, 액체, 기체로 나누어지는데요, 플라즈마는 이 3가지 상태에 모두 속하지 않기 때문에 흔히 ‘제4의 물질 상태’라고 불립니다. 지구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플라즈마 상태로는 오로라와 번개가 있습니다. 이러한 플라즈마는 핵융합과 같은 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재료, 환경, 우주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응용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림 3. 플라즈마 볼
핵공학개론에서 플라즈마에 관한 내용은 핵융합 플라즈마와 산업용 플라즈마로 나뉩니다. 먼저, 핵융합 플라즈마의 내용에는 플라즈마의 거동, 핵융합, 그리고 토카막이 해당됩니다. 핵융합은 핵분열과 상반되는 현상으로, 두 개의 원자핵이 부딪혀 새로운 원자핵을 형성하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발생하는 반응입니다. 이러한 핵융합 반응은 최초의 항성을 만드는, 태양을 포함한 모든 별과 우주의 근본적인 에너지원입니다. 핵융합은 플라즈마 상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오래 잡아 둘 수 있는 토카막이라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도넛 모양의 장치인 토카막은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가둡니다.
그림 4. 한국의 인공태양, 토카막 핵융합 장치 KSTAR. (KSTAR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44호 기사 ‘우리나라의 인공 태양, KSTAR와 핵융합 발전’을 참고해주세요!)
산업용 플라즈마 분야는 플라즈마를 산업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산업용 플라즈마는 특히 우리나라 주요 산업인 반도체를 공정할 때 사용합니다. 반도체의 8대 공정 중 식각 공정에 사용하는데요, 식각 공정은 반도체의 회로 패턴을 만들기 위해 박막 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물리 또는 화학적으로 제거하는 공정입니다. 식각의 방식은 습식과 건식으로 나뉘는데, 이 중에서 플라즈마가 이용되는 건식 식각은 플라즈마 식각이라고도 합니다. 플라즈마 식각의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먼저 식각용 가스에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여 플라즈마 상태로 만듭니다. 이에 따라 높은 운동 에너지를 가지게 된 가스를 구성하는 원자가 박막의 원자들과 만나 휘발성을 띠면서 반도체 표면에서 떨어져 나갑니다.

지금까지 원자핵공학을 향한 첫걸음이 되는 과목, 핵공학개론과 함께 원자력 발전소, 방사성붕괴, 플라즈마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현재와 미래의 산업을 이끌어갈 원자핵공학에 많은 관심을 두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참고문헌
그림출처
그림 1.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Tmi-2_schematic_kr_optimized.svg
그림 2. https://www.atomicarchive.com/science/fission/index.html
그림 3. Pixabay
그림 4.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