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의 문화탐방 공대생의 문화탐방

서울대에는 “타과생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수업이 있다!

글. 건축학과 2 권나경 편집. 건설환경공학부 2 안승민
공대상상 독자 여러분들은 대학생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소속 학과에서 맞춘 아우터 입고 다니기, 두꺼운 전공 서적 들고 다니기, 축제 무대의 주인공 되기. 여러 로망 중 다양한 학과의 친구들을 만나는 것 또한 많은 학생의 바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학과 공부에 집중하다 보면 타과생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을 수 있는데요. 저는 이러한 이유로 하소연하는 친구들에게 제가 들었던 교양 수업 중 두 수업을 추천하곤 합니다. 타과생들과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교양 수업들, 지금 만나러 갑시다!
인간관계의 심리학

대학생이 되면 조별 과제의 조장이 되지 말라고는 하지만, 제가 기꺼이 조장을 맡은 수업이 있습니다. 서울대의 명강의라고 알려진, “인간관계의 심리학”이라는 수업입니다. 통상 ‘인관심’이라고 불리는 이 강좌에서는 다양한 대인관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심리학적 현상을 대면 강의로 다룬 후 조원들과 자유롭게 모여 조 활동을 합니다. 평가방식은 교수님마다 다르지만, 제가 들은 강의는 개별 보고서, 조별 발표, 기말고사, 조 모임 보고서를 통해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인관심은 매주 조 활동을 하고 보고서를 쓰는 과제가 있기에 친목을 다지는 수업으로 유명합니다. 이 과제는 학교 축제를 즐기고, 카페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캠퍼스 투어를 함께 하고, 보드게임 카페에 다녀오는 등 자유롭게 활동한 후, 조원 중 한 명이 조별 활동 보고서를 작성하는 절차로 진행됩니다. 조원들의 경우 대부분 다른 과에 소속되어 있고 접점이 없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은데요. 저희 조의 경우 자유전공학부, 지구환경과학부, 관현악과, 농경제사회학부, 체육교육과, 동양사학과, 응용생물화학부, 전기정보공학부, 건축학과까지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진 아홉 명의 사람으로 구성되었으며 서로의 학과, 취미, 일상 등을 공유하고 시험공부와 조별 발표 준비를 함께하며 즐거운 추억을 쌓아갔습니다.

인관심 강좌의 큰 이벤트인 조별 발표는 자유 형식으로 진행되는데요. 미리 만든 영상을 틀어주는 방식, 블로그를 개설해 그걸 띄워놓고 발표하는 방식과 같이 많은 조가 다양한 방식으로 발표하는 가운데 저희 조는 현장에서 연극을 올렸습니다. 연극을 준비하며 친구 관계와 이성 관계를 다루는 각본을 작성하고, 대본 리딩과 리허설을 통해 수업 내용을 현실에 적용해 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원들과 회의하고 함께 과제를 완수해 가면서 수업 내용에 더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1. 학교 축제 시기 조별 모임
조별 활동 이외에도 이 강좌에는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의 인간관계를 주제로 한 개별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될 뿐 아니라 수업 때 배운 개념들을 활용할 수 있어 유익합니다.
또한, 공과대학에는 일상생활에서 바로 느끼는 것들보다는 과학과 공학 이론을 다루는 강의들이 많은데, 인관심에서는 일상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상황들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도 이 강좌의 큰 매력인데요.

그중에서도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러한 상황을 겪고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구나.’, ‘이런 행동을 하게 되는 원인은 이렇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또, 현실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 수업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현명하게 감정을 조절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이를테면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의 효과적인 대처방안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죠.

체력 단련

고등학생 때는 체육수업을 즐겁게 들었는데, 대학교에 오면 전공과목을 듣느라 바빠서 운동을 소홀히 하게 되어 아쉬움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서울대학교에는 많은 체육 교양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새로운 사람들과 모여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할 수 있는 "체력 단련"을 소개합니다! 이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 학교 체육관에서 충분한 스트레칭 후 조별로 모여 벤치프레스, 스쿼트, 암컬, 싯업이라는 네 가지 근육 운동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체력 단련을 왜 조별 수업으로 진행할까요? 교수님의 말씀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혼자서 운동할 때 확인하지 못하는 자세 문제를 서로서로 확인해 주고 피드백할 수 있습니다. 특히 벤치프레스는 양팔의 균형이 맞는지 스스로 확인하기 어려운 운동이기에 조원들이 대신 확인해 주는 일이 운동의 효율을 높이고 부상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혼자 운동할 때에 비해 함께 운동할 때 더 열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운동할 수 있습니다. 체력의 한계가 온 것 같다가도, 옆에 있는 친구가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에 다시 사기가 올라가는 경험, 공상 독자 여러분들도 있지 않나요?
특히 이 수업이 더 기억에 남는 이유는 호탕하신 교수님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첫날에 자필로 자기소개를 써서 발표하는 시간을 갖자고 하시는 교수님, 남다르지 않나요? 체력단련 교수님께서는 그 소개를 들은 후 모든 수강생의 이름과 특징을 알고 말을 걸어 주시며 세심하게 챙겨주셨습니다. 교수님의 지도하에 반 전체가 함께 서울대학교 풍산마당에 가서 돗자리를 펴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며 피크닉을 즐기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조별 운동을 하면서 네 명의 조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죠. 또, 체력단련 수업에서는 헬스장 운동기구의 올바른 사용 방법과 온몸이 시원해지는 스트레칭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체력단련 시간은 한 주간 열심히 살아온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고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학교생활의 한 줄기 빛이라고 이야기하는 수강생들이 많습니다.
그림 2. 서울대학교 풍산마당
고등학생 시기에는 같은 반 혹은 같은 학교 안에서 자신의 인간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면 교양 수업, 동아리, 학회 등을 통해 훨씬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본인이 속할 집단을 정하면서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사회에 나가기 전에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는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 교양수업을 통해 실현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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