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공학인과의 만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사람들의 편의를 이끄는
개발자 '한상현 선배님'

글. 건설환경공학부 3 엄태현 편집. 건축학과 3 권나경
안녕하세요 공대상상 독자 여러분! 혹시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수년 전 등장한 이래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슈를 몰고 있는 암호화폐죠.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필요합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암호화폐 거래소는 UPBIT라고 할 수 있죠. 이번 호에서는 UPBIT를 운영하는 '두나무'에서 iOS 개발자로 근무하시는 한상현 선배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림1 한상현 선배님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두나무에서 업비트 앱의 iOS 버전을 개발하고 있는 한상현입니다. 4년 차 iOS 개발자이고 원래 저도 공대상상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기억이 있는데, 제가 선배 공학인으로 나오게 돼서 감개무량합니다!

Q. 현재 재직 중이신 회사인 두나무에 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A.

두나무는 금융과 기술을 엮어서 세상에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이상을 가지고 움직이는 핀테크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핀테크 기업으로서 금융사에 가까운 일을 하지만 가상 자산까지 다룬다는 특성 때문에 개발자 비중이 굉장히 높은 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업비트뿐만 아니라 '증권플러스', '증권플러스 비상장', '맵플러스' 등의 주식 혹은 가상 자산 관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이 이제 제도권에 진입하고 있는 시기라 정부와 사회, 대중 사이에서 정리를 하는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Q. 선배님께선 두나무에서 iOS 개발자로 근무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세히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A.

저는 아이폰 버전 '업비트' 앱의 업데이트, 유지 및 보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업비트 앱에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자 할 때 이 서비스가 개발이 가능한지,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기획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합니다. 혹은, 새로운 디자인이 나온다면 디자인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서버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사용자의 화면에 어떻게 하면 보기 좋게 나타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죠.

Q. 개발자의 많은 직무 중에서 iOS 개발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사람이 생각보다 사소한 이유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iOS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닙니다. 제가 아이폰 이용자이다 보니,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공부를 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산업기능요원으로 두나무에서 2년 동안 근무할 때 제가 쓸 수 있는 앱을 개발하며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iOS로 시작한 후, 학교에 돌아오면 공부를 더 해서 나중에 서버 개발자가 되려고 했어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 사람도 좋고, 조건도 나쁘지 않아서 iOS 개발자로 계속 지내게 된 것 같습니다.

Q. 개발자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개발자가 지녀야 할 역량이 있을까요?
A.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끝임없이 공부하겠다는 각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서, 컴퓨터를 전공한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길이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와 '개발'입니다. '연구'는 석사나 박사과정을 거쳐 연구직으로 입사하거나, 교수가 될 수도 있겠네요. '개발'은 사회 전반에서 사용되는 앱, 웹, 게임, B2B 솔루션 등 서비스를 코드로 구현하여 만드는 것입니다.

최근, 연구 분야에서는 논문들이 쏟아져 나와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개발 분야는 트렌드나 신기술의 등장 측면에서 연구 분야에 비해 훨씬 빠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언어나 OS의 버전이 올라갈 때마다 새로운 기능이 플랫폼에서 제공되는데 이 기능들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개발자가 만드는 서비스의 퀄리티는 떨어지게 되겠지요.

이렇듯 개발자는 새로 등장하거나 발표되는 정보와 기술을 인지하고 바로 공부해서 습득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십상입니다. 대학교를 오기 위해서, 취업을 하기 위해서 계속 공부해 왔는데 또 공부해야 하는 셈이죠. 그래서, 본인이 개발하는 것이 재미있는지, 앞으로 꾸준히 공부해 나갈 자신이 있을지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Q. 그동안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업무 만족도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A.

친구들에게 제가 만든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제일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근무하면서 항상 느끼는 점은 고객 자산이 오가는 앱을 개발한다는 책임감이에요. 앱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굉장히 심각하거든요. 이런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음에도,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새로운 기능이 오류 없이 성공적으로 잘 사용될 때가 기분이 좋고 만족도도 굉장히 높습니다.

Q. 서울대학교 웹/앱 개발 동아리인 '와플스튜디오'에서도 iOS 개발자로 활동하시는데 어떤 동아리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와플스튜디오는 웹/앱에 대해 공부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와 서비스들의 기획과 개발까지 진행하는 동아리입니다. 서울대학교 학내 식단 알리미 앱인 '식샤'나 서울대학교 시간표 서비스인 'SNUTT'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새로 들어온 부원들에게 iOS를 알려주는 세미나장 역할을 2년 전에 진행했고요, 현재는 '식샤'의 PO1)를 맡고 있습니다.

Q. 동아리 활동과 학부 수업으로 얻은 경험들이 실제 직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A.

동아리 활동을 통해 실제로 조직에서 일하기 위한 개발에 흥미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남들과 협업하는 방법도 익힐 수 있었어요. 특히, 실제 직무에 크게 영향을 많이 준 것은 세미나장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공부를 하고 회사에서 적용을 해보기 전에 누군가에게 가르칠 정도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거든요.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개인적으로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학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관해 얘기해 보자면 수학을 배우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수학을 못하면 공학을 잘하기 힘들듯이 학부 수업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지식을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단순 개발을 하다가도 막혀요. 개발도 결국 컴퓨터를 활용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컴퓨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를 못 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학부 수업은 기초를 확실하게 다지는 시간이고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학부 수업을 꼭 들어야만 개발을 할 수 있나요?"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다만, 추후 개발자가 되고자 한다면 개발의 토대가 되는 컴퓨터 공부를 해놓는 것이 그 반대보다 훨씬 수월하다는 뜻입니다.

Q. 학생들이 학부 시절에 어떤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을까요?
A.

저는 학생분들이 할 수 있는 걸 다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동아리나 개발 공부를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본인이 공부해야 할 기본적인 방향성만 잃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회든 여행이든 공부나 진로와 상관없는 것까지 포함해서 해보고 싶은 것을 다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개발자를 꼭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학부 시절과는 상관없이 본인이 프로젝트를 온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만들어보라고 조언 드리고 싶어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꼭 혼자 할 필요는 없고, 팀을 짠다든가 동아리에 들어가도 좋습니다. 개발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지만 신입 개발자로서 본인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될 겁니다.

Q.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A.

컴퓨터공학이 단순히 좋아 보이고 멋있어 보여서 선택하는 것이라면 말리고 싶습니다. 적어도 컴퓨터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고 컴퓨터 공부를 꾸준히 할 자신이 있는 분들이 컴퓨터공학을 선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진학 후에 본인과 안 맞아 너무 힘들어해요. 여유가 있을 때 개발을 조금 해보는 것도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해서 이런 것도 만들어봤고, 나는 C언어도 제대로 못 다루는데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본인이 관심만 있고 공부를 계속 꾸준히 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면 진학 후에 배워도 충분히 늦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열심히만 하면 졸업할 때는 큰 차이가 나기 어렵다고 보거든요.

Q. 선배님의 향후 진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특히, 개발 이외에도 다른 목표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A.

개발을 계속한다고 하면 iOS를 하다가 서버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은 제가 잘할 수 있는 일 중 하나이고 좋아하는 일 중 하나지만 평생 하고 싶은 일은 아니에요. 저는 사람들을 관리하고 조직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신경 쓰는 것에 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개발 경력이 쌓이면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관리자가 되거나 사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Q. 공대상상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모든 것을 알고 판단을 해서 나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대상상 독자분들이 앞으로 일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해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주석
  • 1) 하나의 제품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기획, 분석, 디자인, 개발, 테스트, 출시, 운영, 서비스까지 주도하며 지속적인 제품의 성장을 이끄는 포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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