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공학인과의 만남

한국수력원자력
'이광재 선배님'

글. 항공우주공학과 1 임채민 편집. 건설환경공학부 3 조한기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당면 과제인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세계 각국은 원자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은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며 대량의 전력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국내에서도 원자력발전을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국내 전력 공급을 책임지는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근무하시는 이광재 선배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림1 이광재 선배님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한국수력원자력에 재직 중인 이광재입니다. 2016학년도 건설환경공학부에 입학하고 작년 한국수력원자력 토목직으로 입사했습니다. 31주간 교육을 받고 올해 초부터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A.

한국수력원자력은 한국 최대 발전 회사입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밑거름이 된다는 숭고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원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기저부하1)를 담당하는 만큼 전국 각지에 발전소가 퍼져 있는데 부산, 울산, 전남, 경북 등 여러 사업소에서 26기의 원전을 운전하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뿐만 아니라 양수발전소2)를 통해 부하 변동에 대응하기도 하고 수력발전, 태양광발전, 연료전지 같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TRF(삼중수소 제거 설비) 설계 건설 등 해외 사업들을 진행했고 이제는 체코 폴란드 원전 건설 사업 수주를 통해서 계속해서 해외 사업에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한국수력원자력 입사를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저는 원래 인프라 산업에 흥미가 있었어요. 사회 기반 시설을 만들고 유지하는 일이 저에게 자부심을 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1인 가구 증가, 전력 다소비 산업의 강세, IT 산업의 발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전력 소비 증대 등을 통해 전력 인프라 산업의 중요성을 많이 느낀 것 같아요. 그리고 기왕이면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에도 참여하고 싶었죠. 물론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라는 선택지들도 있지만,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원자력 발전이라고 생각해서 한국수력원자력 입사를 선택했어요.

Q. 선배님께서는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A.

저는 한국수력원자력 한울 원자력 본부 신한울 제2 건설소에서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국내에서 총 4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진행하고 있어요. 2기는 울산에 있는 새울로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제가 있는 신한울 제2 건설소는 신한울 3, 4호기를 건설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어요. 원전 건설을 위해 필요한 부대 시설 등을 짓고 있는데 저는 이 공사들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 공사가 시작됐을 때 안전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위험 요소들과 그 대처법들을 검토하며 본 공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일반적인 건설 공사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원자력발전소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

가장 큰 차이점은 재료라고 생각해요. 일반 건축물도 물론 안전하게 지어야 하지만 원자력발전소는 건물이 무너지거나 방사능이 누출될 일말의 가능성조차 없어야 하므로 건설 관련 규제 수준이 높아요. 그렇기 때문에 재료의 품질을 까다롭게 보고 있어요.

다른 공사들이나 원자력발전소 건설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설의 목적은 결국 우리가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함이잖아요.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희생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원자력 발전소 사진
원자력 발전소 건설 중인 사진
Q. 지금까지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이신가요?
A.

첫 번째는 원자력발전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입니다. 저희 회사가 교육 기간이 굉장히 길어요. 원자력발전이나 원자력 산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는데, 그 교육 중 하나가 발전소 근무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신입 직원들은 OJT(직무 수행 과정에서 부서 내 직속 상사나 선배들에게 직접적으로 직무 교육을 받는 방식)로 교대 근무에 참여해서 전력 수급을 위해 힘쓰고 계시는 선배님들을 옆에서 보면서 교육을 받아요. 몇 개월 동안 교육을 받고 공부하면서 배웠던 지식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아주 감격스러운 순간인 거죠. 직접 가동되고 있는 발전소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두 번째는 새울 3, 4 호기 건설 현장에 방문했을 때입니다. 최근에 새울 3, 4호기 안전 점검을 위해 출장을 다녀왔어요. 신한울 3, 4 호기는 본 공사 착수 전이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된 현장이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새울 3, 4호기는 건설이 많이 진행된 상황이어서 제가 일하고 있는 부지와 느낌이 아주 다르더라고요. 가동 중인 발전소에 처음 들어갔을 때와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그것들을 보면서 앞으로 어떤 계획들을 수립해야 하는지, 어떤 것들을 채워야 하는지 배울 수 있어서 아주 뜻깊었어요.

Q. 학부에서 배운 것들이 실제 직무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학부에서 배우는 특정한 지식들이 아니라 배우는 과정 자체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배움이라는 것이 내용이 변하더라도 형식은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새로운 이론들을 마주하면 그 이론을 기억하고 이해하고 적용하고 분석하며 새로운 것들을 창안해내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학부 시절은 이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본인이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 지식을 얻는 건 또 다른 덤이죠. 실제 업무에서는 본인이 잘 알고, 잘하는 것만 할 수 없거든요. 그럼에도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현업에서 적용할 수 있는 건 학부 시절 그런 과정을 계속해서 겪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학부 시절 가장 기억에 남은 경험은 무엇인가요? 신입생들에게 어떤 활동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A.

학부 시절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건 글로벌 SNU 공헌단 활동입니다. 저는 학부생 때 글로벌 사회 공헌단을 통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해외 단기 봉사 활동을 다녀왔어요. 식수 접근성이 부족하고 상수도 보급률이 낮은 지역에 가서 적정 기술, 정수 시스템을 설치하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기술 총 담당을 맡아 기술 관련 활동을 준비하고 봉사단원들을 교육하고 현지 활동을 총괄했습니다. 봉사 활동 자체도 저에게 뜻깊었고 작은 규모의 건설 사업들을 해볼 수 있는 것도 좋았어요. 그 과정에서 동료들과 현지인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정신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이 시간을 통해 인프라 산업에 대한 흥미, 제 가치관과 추구하는 방향들을 확립할 수 있었어요.

신입생 여러분께는 어떤 특정한 활동들을 추천하기보다는 본인의 시간과 돈과 여유가 되는 대로 많은 활동을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떤 활동을 하는지보다 본인이 그 활동 속에서 어떤 것을 느끼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건설환경공학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A.

학부 생활을 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진로를 탐색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건설환경공학부는 다채로운 학과라고 생각하거든요. 구조공학, 수공학, 지반공학, 교통공학, 환경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들을 배울 수 있는데 그 성격이 아주 많이 달라요. 저학년 때는 기초를 잘 다지고 고학년 때에는 세부 전공을 배우면서 본인이 어떤 분야와 잘 맞는지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은 활동을 하면서 세상에 대해 고민하고 배우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것 같고요.

건설환경공학부 학생에게는 적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회에서는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 본인이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건설환경공학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배우고 싶은 분야의 수업만 들을 수 없어요. 물론 새로운 곳에 적응을 잘하지 못한다고 해서 건설환경공학부가 어렵다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그런 것들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다면 메리트가 커지는 학과라고 생각해요.

Q. 선배님의 향후 목표, 진로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A.

사실 진로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가 안전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중에 시공 부서에 들어가서 토목 관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다루어 보고 싶기도 하고 안전경영단 같은 총괄 부서에서 업무를 해보고 싶기도 해요. 해외 사업에 참여해서 계속해서 건설 관련 업무를 진행해 보고 싶기도 한데, 그래도 아직은 현재 직무인 안전 업무에 집중하면서 신한울 3, 4호기 건설이 안전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Q. 공대상상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저도 고등학생 때 공대상상 기사를 많이 읽었어요. 학부생 때는 저도 직접 공대상상 기사 작성에 참여하기도 했고요. 이제는 제가 인터뷰를 받는 입장이 됐는데 굉장히 감회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순간순간들이 지금도 너무나 행복했고, 소중합니다. 공대상상 독자분들도 본인의 꿈을 위해서 노력하며 매 순간 소중한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석
  • 1) 주어진 기간의 최저 부하. 전체 부하 중 24시간 또는 일정 시간 계속적으로 걸리는 부하를 이른다.

  • 2) 전기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 물을 끌어올려 저장하고 전력수요가 증가할 때 상부댐의 물을 하부댐으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공대상상 이벤트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