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공학인과의 만남

현대인들의 수많은 이동을 책임지는,
현대자동차 '전병진 선배님'

글. 건설환경공학부 1 이찬서 편집. 항공우주공학과 1 임채민
여러분들은 오늘 하루 많은 곳을 어떻게 이동하셨나요? 저는 오늘도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향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매일 다양한 이동수단을 통해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자동차가 있습니다. 이제 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단순히 이동수단으로써 역할을 넘어서 친환경, 자율주행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자동차를 비롯한 많은 이동수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책임지는 현대자동차의 전병진 선배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그림1 전병진 선배님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현대자동차에 재직 중인 전병진입니다.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1) 우주항공공학 전공으로 2018년도에 입학하였습니다. 졸업 전에 미리 취업을 한 후, 공식적으로는 2024년 2월에 졸업을 하여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재직 중이신 '현대자동차'라는 회사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A.

현대자동차는 단순히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서 모든 스펙트럼의 모빌리티에 대한 기술을 담당하는 회사입니다. 내연기관 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다양한 라인업을 제공하고 있고, 계속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목적형 기반의 PBV2)와 같은 모빌리티 솔루션과 모빌리티에서 활용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자동차 회사라기보다는 전반적인 모빌리티 기술을 담당하는 회사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 선배님께서는 현대자동차에서 어떤 분야의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A.

저는 차량제어기술개발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보통 회사는 선행 기술 개발, 기존 기술 양산,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는 팀까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저는 선행 기술 개발에 몸담고 있는 셈이죠. 현재 차량제어기술개발팀에서 일하며 모빌리티의 제어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통해 새로운 기능들을 개발하고, 기존 제어로 잘 풀리지 않던 문제들을 데이터 기반 기법들로 해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현대자동차에 입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저는 개인적으로 자동차를 좋아합니다. (웃음) F1을 즐겨볼 정도로 관심이 있는 분야였죠. 그러던 중 현대자동차와 서울대학교가 협력하여 학부생 중에서 인턴을 모집했었습니다. 거기에 제가 지원했고, 합격하여 여름방학 동안 인턴 생활을 하고 정식으로는 졸업 후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후 왜 자동차 분야 진로를 선택했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공학적으로 비행기와 자동차는 역학적으로 닮아 있습니다. 기계공학의 4대 역학은 항공우주공학에서도 굉장히 유사한 방식으로 자주 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자동차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Q.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현재 업무에 대해서 만족스러우신지 궁금합니다!
A.

가장 처음 입사를 하면 신입 사원들은 차량 분해 교육을 받아요. 실제로 차량의 보닛부터 세세한 부품까지 하나씩 분해하여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잘 모르고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자동차에 관한 새로운 내용을 자세히 알게 되었고, 또 교육을 진행하며 차량에 대한 소소한 팁들도 알려주셨던 것이 기억나서 저는 이 차량 분해 과정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보다 훨씬 더 많은 협업이 필요합니다. 보통 대학교에서는 주로 과제를 혼자 하고, 공부를 혼자 하는 것에 집중하지만 회사에서는 코드 하나를 짜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과정이 힘들기는 하지만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굉장히 흥미롭고 만족스럽습니다.

Q. 현 시점에서 교통과 관련하여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이나 분야는 어떤 것일까요?
A.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아무래도 자율주행일 것 같습니다. 현재 자율주행에서는 단계적으로 운전자의 개입을 줄여나가는 것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더 나아가 임포테이먼트3)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의 연구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스마트폰처럼 운영되는 차량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최근에는 운전자가 목적지를 설정했을 때, 그 목적지에 대한 리뷰들을 네비게이션에서 바로 보여주는 서비스도 준비중입니다. 스마트폰 속 어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하듯이 차량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율주행 제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축된다면, 더욱 주목할 분야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림2 슈퍼널의 'S-A2'
Q. 새로운 교통 분야 기술로 떠오르는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4)는 항공우주공학과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어떤 연구가 진행 중인가요?
A.

현대자동차에서도 AAM 관련 부서가 따로 있고,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은 추진 관련 기술입니다. 전기추진과 수소 연료 기반의 추진 기관을 만드는 팀도 존재하여 추진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한 소음을 줄이기 위한 연구와 착륙할 때 부드럽게 착륙하기 위한 랜딩 기술 등 수직이착륙에 관한 연구도 꼭 필요하여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UAM의 자세나 위치 추정 기술도 현재 진행 중인 연구 중 하나이며, 최근 현대자동차의 미국 자회사 슈퍼널에서 S-A2라는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Q. 학부 수업에서 배웠던 내용들이 실무에서 도움이 되셨는지, 어떤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궁금합니다.
A.

연구직이라는 특성 상 전공 수업에서 배웠던 지식들을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실제로 제가 공부했던 전공책을 다시 보는 경우도 많은데, 그 중에 특히 제 분야가 제어 연구이다 보니 제어 관련 수업이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3학년 때 들었던 항공우주공학과의 '비행체 제어'입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사실은 굉장히 오래되고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제어 기법을 다루는 수업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최신 내용을 공부하고자 전기과에서 최신제어기법 수업을 찾아 듣기도 했었습니다. 본 전공 수업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 회로 관련 내용들도 아주 유용했습니다.

실제 일을 하기 위해서는 협력사에 요구사항을 잘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협력사에 우리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잘 표현해야만 원하는 제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개념설계'라는 수업인 것 같네요. 이 수업은 복잡한 요구사항들을 내어 이를 만족시키는 설계 프로젝트였습니다. 예를 들어 '30인승의 항공기인데, 수소 연료를 사용하고, 이착륙 시간에 제한이 있다.'같이 복잡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과제를 수행해야 했죠. 이런 경험이 현재 협력사들과 일할 때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학부 수업 외에 동아리와 같이 학부 시절 활동이 도움이 된 경험도 있으신가요?
A.

저는 공대상상과 입학본부에서 기자 활동을 했던 것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기자 활동을 하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게 되고, 그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많은 것을 이루신 선배님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간접적으로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기자다 보니 글을 많이 작성했던 것이 지금 많은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회사에서는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PPT와 보고서를 굉장히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내용을 발견한 것이 끝이 아니라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표현하고 설득하는 것이 연구자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능력입니다. 글이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내용과 표현을 적절히 사용할지 알게 되는 능력도 공대상상과 입학본부 기자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A.

현재 자동차는 기존 단순 이동수단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기반 장치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이에 맞추어 많은 기술들을 활발히 개발하고 있는데, 이 연구들에 깊게 관여하고, 소프트웨어 관련 역량도 키우고 싶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렇게 관여한 기술들이 도로에서 실현된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습니다.

Q. 공과대학 항공우주공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A.

항공우주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되, 다른 다양한 분야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공과대학에서도 공학의 기반이 되는 학과들이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학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항공우주공학과는 기술을 개발하는 쪽에 가깝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항공기나 로켓에서 어떤 시스템에 관심이 있는지, 그 시스템을 이루는 기반 기술들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쫓아가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찾아가다 보면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기술의 트렌드가 굉장히 빨리 바뀌고 새로운 것들이 매일 생겨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그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게 되고, 결국에는 뒤쳐질 수 있습니다. 다양하고 폭 넓게 관심을 가지고, 공학에 관심이 있더라도 자연과학까지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공대상상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공대상상은 고등학생이 공과대학에 대해 찾아보기가 힘든 내용을 주로 다룬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컨텐츠를 깊게, 그리고 잘 정제해서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기사들을 많이 찾아본다면 과에 대한 정보를 굉장히 많이 얻게 될 것 같아요.

공부하느라 바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여러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해요.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든, 사람을 만나는 것이든, 새로운 공부를 해보는 것이든, 무엇이든지 좋습니다. 짧게 끝나거나 좋지 않은 끝을 맺더라도 언제 어떻게 도움이 될지 모르니 많은 것을 겪어보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 1) 2021년 이후로 기계공학부와 항공우주공학과로 나뉨.

  • 2) Purpose Built Vehicle의 약자. 고객의 요구에 맞게 제공되는 친환경 다목적 차량을 가리킴.

  • 3) Information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운송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를 문화 공간으로 보는 통합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일컫음.

  • 4) Advanced Air Mobility의 약자로,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과 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Regional Air Mobility, RAM)을 포괄하는 개념.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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