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1.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
근래에 가장 화두가 되는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융합”입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융합하는 등의 융합교육 프로그램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대학에서는 융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연세대학교 융합과학공학부, 중앙대학교 융합공학부 등 “융합”이 들어간 학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나아가 복수전공, 부전공 등의 다전공도 장려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융합 연구의 성공을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있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죠.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패권전쟁 등 최근에 발생한 여러 사회과학적 이슈들은 공학 분야와 인문 사회과학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양상을 띄고 있는 만큼 융합에 대한 확실한 비전이 절실합니다.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는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와 현상에 대해 STS의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STS란 무엇일까요? STS는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STS)이라는 학문으로, 과학 기술에 대해 역사적, 철학적, 사회학적으로 접근하여 과학기술과 사회 간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원자탄의 개발 계획을 소개하면서 연쇄적인 핵분열 반응 메커니즘의 과학적 원리뿐만 아니라 과학자가 가져야 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함께 언급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책에서는 다양한 과학 현상이나 사회 문제 등에 대해서 인문학, 사회과학 등을 함께 고려하며 서술하고 있습니다.
⌈홍성욱의 STS, 과학을 경청하다⌋는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와 현상에 대해 STS의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STS란 무엇일까요? STS는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STS)이라는 학문으로, 과학 기술에 대해 역사적, 철학적, 사회학적으로 접근하여 과학기술과 사회 간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원자탄의 개발 계획을 소개하면서 연쇄적인 핵분열 반응 메커니즘의 과학적 원리뿐만 아니라 과학자가 가져야 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함께 언급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책에서는 다양한 과학 현상이나 사회 문제 등에 대해서 인문학, 사회과학 등을 함께 고려하며 서술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융합 연구에 있어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네트워크로 사고한다는 것은 “나라는 인간의 본질은 ‘내가 맺는 관계의 총합’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라고 서술하였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속해 있는 단체, 여러분 주위에 있는 친구들, 가족들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여러분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매일 영향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처럼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혹은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 실험실에서 다양한 사물과 인간이 맺는 관계 등이 네트워크가 될 수 있고, 이들 네트워크는 우리의 일상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나아가 네트워크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언제든 축소나 확장이 가능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새학기에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서 인간관계를 확장하게 되고, 바빠서 친구를 덜 만나게 된다면 인간관계가 축소되는 것처럼 말이죠.
네트워크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서두에 등장했던 융합 교육과 융합 연구에 대한 고민의 해답을 일정 부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융합”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지식과 경험을 합치는 과정입니다. 올바른 융합 교육, 융합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학문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학문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그 후에는 다양한 학문을 결합시킨 새로운 문제를 스스로 만들어보고, 이를 해결해보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책에서 등장한 예시를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스타트업 회사 ‘딥마인드(DeepMind)’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컴퓨터공학과 뇌과학의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발전시킨 인물입니다. 그는 학부생 시절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였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게임 회사를 세우고 인공지능 기반의 여러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게임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게임계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로 혁신을 지속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한 그는 게임 회사의 문을 닫았습니다. 그 후 그는 인공지능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런던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설립했고,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죠. 2016년에 치뤄졌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국은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직까지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20년, 딥마인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을 수행하는 AI인 “알파폴드2(AlphaFold2)”를 개발했습니다. 즉, 허사비스가 AI와 바둑을 연결한 데에서 그치지 않고 AI와 생명과학까지 연결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전문 영역으로 파고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할 때 오히려 과학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는 인문학이 도움을 줄 때도 있습니다. 과학이나 공학만을 생각하다가 과학기술의 소비자인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일례로 조립 완구 회사인 ‘레고’는 컴퓨터게임 보편화 등의 이유로 경쟁력을 잃었고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때 레고사는 인류학자들로 구성된 ‘레드 어소시에이츠’라는 컨설팅 회사에 자문을 구했고, 이 회사에서는 ‘대체 아이들에게 놀이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이면서 인문학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후 레고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관찰해보니 아이들은 쉬운 것보다는 어려운 것을 더 좋아하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회적 놀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레고사는 컴퓨터게임으로의 사업 다각화 계획을 접고 고난이도의 레고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레고 카페 등을 활용하여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레고를 가르쳐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레고사는 불황을 극복했고 세계 완구 시장을 제패했습니다.
소개해드린 두 개의 예시에서 볼 수 있듯이 과학은 다른 과학과의 접점을 찾아 융합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과학은 인문학이나 사회과학과도 연결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학문 간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면서 과학과 더 많은, 그리고 더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이 진행되고, 학문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과학이나 공학에 대해 공부하실 때 인문학, 사회과학 등의 분야까지 공부하면 학문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학문을 깊이 있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학문 간의 융합을 통해 창의성 있는 연구를 하는 멋진 공학도가 될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네트워크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서두에 등장했던 융합 교육과 융합 연구에 대한 고민의 해답을 일정 부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융합”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지식과 경험을 합치는 과정입니다. 올바른 융합 교육, 융합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학문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학문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그 후에는 다양한 학문을 결합시킨 새로운 문제를 스스로 만들어보고, 이를 해결해보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책에서 등장한 예시를 하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스타트업 회사 ‘딥마인드(DeepMind)’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컴퓨터공학과 뇌과학의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발전시킨 인물입니다. 그는 학부생 시절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였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게임 회사를 세우고 인공지능 기반의 여러 게임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게임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게임계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로 혁신을 지속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한 그는 게임 회사의 문을 닫았습니다. 그 후 그는 인공지능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런던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하여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설립했고,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죠. 2016년에 치뤄졌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국은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아직까지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20년, 딥마인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을 수행하는 AI인 “알파폴드2(AlphaFold2)”를 개발했습니다. 즉, 허사비스가 AI와 바둑을 연결한 데에서 그치지 않고 AI와 생명과학까지 연결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전문 영역으로 파고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할 때 오히려 과학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는 인문학이 도움을 줄 때도 있습니다. 과학이나 공학만을 생각하다가 과학기술의 소비자인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일례로 조립 완구 회사인 ‘레고’는 컴퓨터게임 보편화 등의 이유로 경쟁력을 잃었고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때 레고사는 인류학자들로 구성된 ‘레드 어소시에이츠’라는 컨설팅 회사에 자문을 구했고, 이 회사에서는 ‘대체 아이들에게 놀이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이면서 인문학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후 레고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관찰해보니 아이들은 쉬운 것보다는 어려운 것을 더 좋아하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회적 놀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레고사는 컴퓨터게임으로의 사업 다각화 계획을 접고 고난이도의 레고를 개발했습니다. 또한, 레고 카페 등을 활용하여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레고를 가르쳐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레고사는 불황을 극복했고 세계 완구 시장을 제패했습니다.
소개해드린 두 개의 예시에서 볼 수 있듯이 과학은 다른 과학과의 접점을 찾아 융합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과학은 인문학이나 사회과학과도 연결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회가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학문 간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면서 과학과 더 많은, 그리고 더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이 진행되고, 학문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과학이나 공학에 대해 공부하실 때 인문학, 사회과학 등의 분야까지 공부하면 학문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학문을 깊이 있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학문 간의 융합을 통해 창의성 있는 연구를 하는 멋진 공학도가 될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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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과학기술학 연계전공, https://sts.snu.ac.kr/about, Accessed 12 October 2023
- 이지희, “ ‘융합’ 광풍 수년 지났지만… 융합 없는 융합전공 여전”, 한국대학신문, 5 July. 2020, Accessed 26 October 2023
- Will Douglas Heaven, “This is the reason Demis Hassabis started DeepMind”, MIT Technology Review, 23 February. 2022, Accessed 26 October 2023
- Sam Shead, “The incredible life of DeepMind founder Demis Hassabis, the computer whiz who sold his AI lab to Google for £400 million”, INSIDER, 21 May. 2017, Accessed 26 October 2023
-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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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홍성욱 저, 동아시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