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 기술의 미래를 이끄는, 현대 아비커스 '박세용 선배님'

서문

그림1 박세용 선배님

자율 주행은 더 이상 상상 속 기술이 아닙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바다에서도 그러한 자율 주행의 패러다임이 도입되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배가 스스로 최적의 항로를 찾아 운항하고, 장애물을 피하며,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번 호에서는 바다 위 선박들의 자율 운항 기술을 연구하며 조선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현대 아비커스의 박세용 선배님을 인터뷰했습니다!

질문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대 아비커스에 재직 중인 박세용입니다.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에 12학번으로 입학하여 석사 학위까지 취득하고 18년도에 졸업을 했습니다. 2020년 회사가 만들어질 때부터 초기 멤버로 참여하여 지금까지 4년 정도 근무해오고 있습니다.

질문2. 현재 재직 중이신 '현대 아비커스'라는 회사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현대 아비커스는 선박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하는 자율 운항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카메라 컴퓨터 비전 기반으로 해상에 장애물들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위험한지를 분석하여 이를 피하는 최적의 루트를 찾는 연구를 합니다. 초기에는 대형 상선과 같은 대형선의 자율 운항 연구로 시작하였고 솔루션을 완성한 후 현재는 레저보트나 어선 등 소형선 분야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그림2 대형 상선
그림3 레저보트

질문3. 선배님께서는 '현대 아비커스'에서 어떤 분야의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저는 레저보트, 어선 등 소형선 분야의 연구 개발을 맡고 있습니다. 해상 장애물들의 위치나 움직임 등의 데이터가 주어지면 그 데이터들을 정리해서 그것들이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안전 항해를 위해 선박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보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을 종합하여 하나의 지도를 만드는 것까지가 저의 역할입니다. 부수적으로 선박의 카메라 화면들을 스트리밍하는 서버를 만드는 업무를 하기도 합니다.

그림4 안전 항해 유도 시스템 설계 화면

질문4. '현대 아비커스'에 입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조선해양 관련 일을 하다가 HD한국조선해양 자율운항 연구실에 이직하여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연구실에서의 결과물들이 꽤나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덕분에 자율 운항 분야 관련 스타트업인 현대 아비커스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율 운항을 시연하는 프로젝트에서 PM을 맡았던 경험이 그대로 이어져서 현대 아비커스 소형선 개발팀에서 PM을 맡게 되었습니다.

질문5. '현대 아비커스'만의 특별한 장점은 무엇이 있나요?

일단 기본적으로 대기업이다 보니까 임금 수준이 꽤 높은 편이에요. 너무 돈 이야기부터 했나요? (웃음) 저희 회사는 개발자들을 위한 환경을 만들다 보니까 사무실 분위기가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출퇴근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고 재택근무도 가능하고요. 또한 이러한 분위기 덕에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면 회사에서 최대한 귀 기울여주고 건의 사항이 있으면 그에 맞는 제도가 신설된 사례도 많습니다.

또한 업무 분야가 선박 쪽이다 보니까 대형 선박이든, 소형 선박이든 선박을 많이 다루는 외국 회사들과 협업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외국으로 출장을 나갈 기회도 많다는 것이 저희 회사만의 특별한 장점인 것 같아요. 저는 영국, 프랑스, 미국 출장을 갔었는데 한국에서만 일했다면 하지 못할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질문6. '현대 아비커스'에서 근무하기 위해 조선해양공학적 지식 외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역량은 무엇인가요?

요즘에는 확실히 개발 역량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하는 개발은 로직을 컴퓨터 언어로 구현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어떤 데이터가 들어왔을 때 어떤 필터를 쓰고, 어떻게 분석을 해야 구조가 보기 좋을지, 원하는 정보를 구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것이에요. C, C++, 파이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루는 능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회사는 학교에서 배우는 게 주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새로운 것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도 갖추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질문7.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보람차거나, 어려웠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2023년 프랑스 칸에서 국제 보트 박람회를 개최했는데 그곳에서 저희가 1년 정도 고생해서 만든 제품을 사람들에게 공개했습니다.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 반응을 보고, 경쟁 회사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그때가 가장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공들여 만든 내 자식 같은 결과물들이 사람들 앞에서 문제없이 작동하니까 기분이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질문8. 학부 시절 인상 깊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앞으로 공대에 들어오는 친구들이 어떤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을까요?

사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여기 공대상상 캠프에 와서 조선해양공학과를 경험하고 조선공학자를 장래희망으로 정하게 되었어요. 수조에서 배를 관찰하며 박사분들이 설명을 해주시는 것이 너무 멋있었고, 동기 부여가 되었거든요. 공대상상 캠프처럼 여러 가지 체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입학 후에는 여기 공대상상 동아리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어요. 공상에서 고등학생들을 위해 같이 고민하며 기사도 쓰고, 멘토로 캠프를 진행한 경험은 그 어느 동아리에서도 할 수 없을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또한 전공이 다른 공대 친구들, 그리고 고등학생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의 깊이도 더할 수 있었고 사람 자체도 성숙해진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교에 들어와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활동을 해보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질문9. 공과대학 조선해양공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조선업은 국가 기반 사업에 속합니다. 국가가 지탱하는 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절대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심지어 현재는 다시 조선업의 호황이 돌아온 상태랍니다. 그래서 일단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추천합니다. 또한 살아가면서 바다, 배 등을 대상으로 엄청나게 큰 규모의 연구를 진행하고 실제로 볼 수 있는 것도 매우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기 때문에 특수성이 커서 내가 다른 분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때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재미있고 가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10.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지금은 일단 제가 집중하고 있는 소형선 관련 제품 연구를 최대한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대형선 관련 제품은 이미 판매되어 자율 운항이 진행 중인데 소형선 같은 경우에는 이제 막 개발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소형선 관련 제품도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완벽한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다음 계획은 눈앞에 놓인 목표를 이루고나서 찾아봐야 할 것 같네요. (웃음)

질문11. 공대상상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서울대 공대를 보면 재수나 삼수를 해서 들어오신 분이 많은 편인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한 번 한 번 기회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1~2년 늦는다고 많이 늦은 것도 아니고 살다 보면 때를 놓치고 늦는 상황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즐겁게 공부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건강 잘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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